소설가 이문열씨가 "동북아 균형자론은 명확하지 않은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문열씨는 14일 오후 서울대에서 `변경이냐 주변이냐'를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세계의 변경에 놓인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중심에 편입되거나 중심에서 이탈하거나 또다른 중심으로 소속을 변경하는 세가지 길 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강연에서 "소련이 망한 뒤 세계는 미국을 정점으로 단일한 질서를 만드는 듯 했지만 최근 중국의 부상으로 세계는 `지역성'에 따라 또다시 두 세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두 세력의 변경에 놓인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할지 빨리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는 미국의 질서에 편승하려 하고 정치적으로는 미국의 반대편을 선택한다면 혼란만 초래할 뿐 장차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게 된다"며 "새로운 길처럼 보이는 동북아 균형자론은 잘되면 좋겠지만 명확하지는 않은 길"이라고 평했다. 한편 이문열씨는 친일청산 문제와 관련, "내가 한일합방은 합법이라고 했다거나 친일문제에 관대하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친일청산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릴 때부터 일본인에게 배우고 자란 이들에게 독립운동 하지 않았다고 다그치는 것은 억울한 일일 것"이라며 "자신도 그 상황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신중함이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cim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