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승용차에 치여 쓰러진 뒤 연속해 온 두 대의 승용차가 몸 위를 지나가는 바람에 숨진 피해자 유족에게3대의 가해차량 보험사가 공동으로 45%의 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부장판사 이동명)는 21일 밤에 도로를 무단횡단 하다 승용차에 치이고 뒤따라온 2대의 차량에 깔려 숨진 노모씨의 유족들이 3대의 가해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공동으로 배상액의 45%인 1억6천여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쓰러진 노씨를 깔고 지나간 두대의 차량 보험사들은 가해자들이 갑자기 발생한 선행사고를 피할만한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가던차량들이 비상등을 켜고 정차 중이었는데도 속력을 줄이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공동의 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살기도'로 사고가 발생한만큼 책임이 없다는 첫번째 가해차량 보험사의 주장도 증거가 부족해 인정할 수 없다. 다만 피해자가 야간에 술에취한 채 도로를 무단횡단한 과실이 있는 만큼 책임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2002년 8월11일 오후 10시40분께 술을 마신 뒤 전남 합평읍의 편도 2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1차로를 달리던 승용차에 치여 쓰러진 상태에서 다른 두 대의 차량이 몸 위를 지나가는 바람에 현장에서 숨졌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