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는 다음달로 예정된 교수 승진.승급심사에서 대상 교수 66명중 33명만 승급시킨다. 탈락률 50.0%.지난해 10월 교수인사때는 탈락률이 54.5%에 달했다. 1998년 이전에는 모든 교수가 전임강사 2년,조교수 4년,부교수 6년등 임기만 채우면 1백% 승급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년 논문을 1.5편 이상 써 대학이 정한 저명학술지에 실어야한다. 조교수의 경우 임기내 6편(4년X1.5편)을 채우지 못하면 승진.승급에서 탈락된다. 두번 탈락되면 학교를 떠나야한다. 전임강사부터 부교수까지 모두 12년동안 열심히 논문 수를 채워 정교수로 승급되면 그때서야 정년이 보장된다. 정년이 보장됐다고 해도 쉴 수 없다. 정교수로 승진한 후 논문을 안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올 9월부터 정교수가 논문 수를 채우지 못하면 연봉을 동결하는 '신인사제도'를 도입한다. 성대는 올해 말부터 교수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6시그마 운동'을 시작한다.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이다. 선진 기업이 '6시그마 경영'(제품 1백만개 중 불량품을 3∼4개 이하로 줄이는 품질혁신 운동)을 도입,불량률을 관리하는 것처럼 교육의 질을 관리해 질 높은 학생만을 배출하겠다는 것.2003년 말부터는 대학 행정에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부서별로 원가 분석 결과에 따라 예산을 나눠주는 '성과예산제'를 실시하고 있다. 98년 도입된 팀제와 목표관리제(MBO) 등은 이미 탄탄히 뿌리 내렸다. 기업의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것. 97년 삼성그룹이 재단을 인수한 뒤 성대는 '상아탑'이라기보다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처럼 변신하고 있다. 교수들은 철저히 성과에 따라 승급하고 연봉을 받는다. 대학에 필요한 석학이라면 '파격적'인 연봉과 대우를 제시해 스카우트한다. 미국 워싱턴대 제임스 팔레 교수를 동아시아 학술원에 초빙하거나,미국 인디애나주립대 로버트 클렘코스키 교수에게 성대·MIT 경영대학원(SKK GSB)을 맡긴 것이 대표 사례다. 교직원도 마찬가지다. 팀제,MBO,ERP 등 혁신 경영기법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영업 현장을 뛰는 비즈니스맨처럼 학생을 대한다. 대학 발전계획도 체계적이다. 2003년 발전계획을 업그레이드하면서는 6억5천만원을 들여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와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프로젝트'와 '수치'로 목표를 만들었다. 프로젝트별 비용과 자금 조달 계획도 함께 세웠다. 이 같은 개혁을 통해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만만찮은 의무도 지운다. 성대에선 올해 졸업 예정자의 5.1%에 해당하는 1백54명이 졸업 학점을 채우고도 졸업하지 못했다. 졸업자격 인증제인 '삼품제'(토익 7백점 이상 등) 요건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99년 이후 현재까지 삼품제에 걸려 아직도 졸업하지 못한 학생만 5백69명이다. 또 △1강좌당 표준학습량(주당 3시간) 부과 △재수강제 폐지 △학사경고 강화 등을 통해 모든 학생이 하루 8시간 이상 공부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성대는 이제 제2의 개혁을 추진 중이다. 학부에선 교양을 갖춘 지식인을,대학원에선 전문 인력을 키우겠다는 구상 아래 전문대학원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백80억원을 들여 미국 MIT와 손잡고 성대·MIT 경영대학원을 설립한 데 이어 중국 전문가 육성을 위해 상하이 푸단대에 중국대학원을 세웠다. 올 9월에는 베이징대에도 중국대학원을 만든다. 이 밖에 고급관료 양성을 위한 국정관리전문대학원,나노기술 연구를 위한 나노과학학술원 등의 설립에도 나섰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