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가정 불화와 재산 문제 등으로 어머니와짜고 아버지를 살해한후 사체를 인적이 드문 곳에 버린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24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권모(27.자영업)씨는 어머니 심모(51)씨와 함께아버지(55)를 살해하기로 공모한 뒤 "주소 이전을 해야한다"며 지난해 12월11일 아버지를 강원도 횡성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권씨는 같은 날 오후 8시께 아버지가 자신의 거실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안마를 해 주겠다"며 엎드리게 한 뒤 발로 가슴을 밟고 둔기로 머리 부위를 10차례 가격했다. 아버지는 옆방으로 도망가며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권씨는 어머니와 합세해 둔기로 머리 부위를 다시 7차례 때리며 살해했다. 이들 모자는 범행 1시간 뒤 아버지 소유의 승용차에 사체를 싣고 인천에 올라가 인적이 드문 농수로 다리 밑에 버렸다. 이들은 이어 이 사건을 단순 강도의 소행으로 위장하기 위해 승용차에 실려있던 흉기로 권씨 아버지의 목을 두 차례 찌른 뒤 볏짚으로 온몸을 덮었다. 경찰 조사결과 권씨는 아버지 소유의 땅과 방앗간 등 5억원 상당의 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 데 감정을 품고 있다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씨는 "아버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곳 횡성으로 옮겨와 방앗간을 운영하며 생활하는 등 힘들 정도로 고생하고 있지만 아버지가 제대로 도와주지 않아 먹고 살기가 힘들어 범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씨 어머니는 30년 전에 결혼한 남편이 의처증을 보이며 자신을 수시로 때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무시해 아들에게 살인할 계획을 4차례에 걸쳐 먼저 제의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권씨의 어머니는 "남편의 폭행과 폭언이 너무 심해 이렇게 살면 둘다 맞아 죽겠다고 생각하고 아들에게 아버지를 죽이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지난해 11월 아내와 7개월된 딸 등 3명과 함께 아버지로부터 방앗간 임대비 2천만원을 받고 김포에서 강원도 횡성으로 이사와 최근 2달 동안 매달 생활비 200만원을 지원받으며 이곳에서 생활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권씨의 아버지는 2억원 상당의 땅과 방앗간 매수금, 주변에 빌려준 돈 등 모두 5억원 정도의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들과 딸(29) 등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경찰은 권씨 모자가 진술을 번복하고 행동에 모순점이 있다고 판단, 이들의 통화 내역과 행적 등을 추적한 끝에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이날 권씨 모자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존속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권씨의 아버지는 지난달 22일 오후 2시20분께 인천시 서구 불로동 농수로 다리 밑에서 볏짚에 덮여 숨진 채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인천=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