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노인 상당수는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낮은 취업률과단순직 종사 등 열악한 노인 취업구조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가 17일 발표한 `2004년도 전국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위해 경제적 준비를 했다는 노인은 28.3%에 그쳤다. 노후를 준비했을경우 그 방식은 공적연금(67.2%), 저축(38.3%), 부동산(19.7%), 개인연금(4.8%) 등의 순이었다. 특히 노인들로만 구성된 가구의 비율이 매년 늘면서 전체 가구의 51.2%에 달했다. 노인과 자녀가 동거하는 가구는 1994년 56.2%에서 1998년 53.2%, 지난해 43.5%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6년만에 이뤄진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6월28일-9월10일 9천308가구와 65세 이상 노인 3천27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노인 경제력 = 노인 취업률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창출 노력에도 불구, 30.8%에 그쳐 1998년의 29%에 비해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종은 농ㆍ어ㆍ축산업(53.9%), 단순노무직(27.8%)이 주종을 이뤘다. 비취업노인중 취업 희망자는 17.5%였다. 복지부는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없는 한 1차 산업의 비중 축소에 따른 노인취업률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노인들의 주 수입원으로는 교통수당(89.7%), 용돈 등 사적 이전소득(78.6%), 근로사업소득(27.8%), 공적연금(13.9%), 경로연금(12.8%), 자산소득(12.5%), 기초생활보장수급비(8.6%) 등이 꼽혔다. 이상적인 노후 생활비 확보 방식으로는 국가 재정(40.9%), 독자적 노력(40.2%),가족ㆍ자녀(18.7%) 등을 지목했다. 노인들의 월평균 용돈은 13만3천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의 88.5%는 재산이 있어야 자녀에게 대접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1998년 조사 때에 비해 9.9%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황금만능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노인들은 다른 무엇보다 노후소득지원(49.4%)과 취업지원(23.6%)을 가장 희망했다. ▲노후 생활 = 노인들이 자신을 노인으로 인식하게 되는 연령은 70-74세(47.2%),65-69세(30.8%)가 많았고, 75-79세나 80세 이상이라는 응답도 각각 4.3%나 됐다. 노 인이라고 느끼게 된 계기는 기력쇠퇴(42.7%), 노인 대우를 받을 때(12.5%), 흰머리ㆍ주름살(7.3%), 손자녀가 생겼을 때(6.7%), 건망증(5.7%) 등에 따른 것이었다. 노인의 77.3%는 별거 자녀와 월 1회 이상 접촉하고 있으며, 79.5%는 주 1회 이상 연락을 주고 받는다. 비상시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는 장남ㆍ며느리(30.8%), 119 구조대(16.7%),장남외 아들ㆍ며느리(15.9%), 장녀ㆍ사위(11.3%), 친척ㆍ친구ㆍ이웃(8.5%)을 찾겠다는 노인이 많았다. 건강이 악화될 경우 같이 살고 싶은 사람으로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배우자(64.9%), 자녀(27.1%), 노인요양시설(9.2%), 배우자가 없을 경우 자녀(50%), 독거(27.1%), 노인요양시설(22.5%)을 선호했다. 만족도에선 자녀(68.9%), 배우자(64.1%), 건강상태(38.4%), 경제상태(19.6%) 등의 순으로 높았다. 즐거움이나 보람을 느낀 활동으로는 가족과 함께 하는 일(29.8%)를 많이 꼽았고그 다음으로는 사교활동(21.7%), TV시청ㆍ라디오청취ㆍ신문보기(9.5%), 관광ㆍ등산ㆍ낚시ㆍ답사(5.8%), 종교활동(5.1%) 등이었다.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아는 노인은 5.4%에 불과했다. 16.2%는 향후 정보화 교육을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노인 수발자는 장남ㆍ며느리(31.8%), 배우자(29.7%), 딸ㆍ사위(15.3%), 장남외아들ㆍ며느리(13.8%)가 많았다. 이들 수발자는 심리적 부담(32.4%)과 육체적 피로(30.8%), 경제적 부담(19.8%) 등을 호소했다. ▲노인 질환 = 전체 노인중 90.9%는 한가지 이상 만성질병을 갖고 있는데 관절염(43.1%), 고혈압(40.8%), 요통ㆍ좌골통(30.6%), 신경통(22.1%), 골다공증(18.9%),백내장(18.1%), 소화성궤양(16.5%), 빈혈(15.9%), 당뇨병(13.8%) 순으로 많이 앓고있다. 노인의 17.6%는 흡연가, 22.4%는 금연가였고 술마시는 노인은 34.1%, 금주 노인은 17.3%였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노인이 29.3%, 가끔 한다는 노인은 10.3%였다. 지난 1년간 독감예방접종을 받은 노인은 75.7%였고 지난 2년간 건강검진을 받은적이 있는 노인은 52%였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