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부모님들이 자식을 보러 서울을 방문하는 역귀성 행렬도 줄을잇고 있다. 7일 서울역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두 손 가득 보따리를 든 60, 70대 노부부들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은 채 마중 나온 자식을 꼭 껴안고 설을 맞는 기쁨을미리 나누고 있다. 마중나온 자식을 아직 만나지 못한 노부부 중에는 역사 안을 옮겨 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멀리서 부모를 발견하고 뛰어 오는 자식에게 혹시나 넘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천천히 오라'며 손짓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는 부모님의 두 손에는 1년 내내 고생해 키운 농산물이 가득 담긴 보따리가 들려 있었고 손자들에게 줄 선물을 꼭 움켜쥐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자식 3남2녀 중 장남을 포함해 2남2녀가 서울에 살고있다는 김복수(73)씨 부부도 이날 오후 서울역에 도착한 후 마중나오기로 한 장남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감추지 못했다. 김씨 부부는 자식들 대부분이 서울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식들이 부모를위해 매년 부산까지 힘들게 왔다 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지난해부터 아예 김씨 부부가 역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역 귀성으로 설 연휴가 지나면 자식들이 또다시 훌쩍 떠나는 아쉬움도 줄일 수있게 됐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이번에 설을 쇠고 열흘 정도 서울에 머물면서 자식들 집에도 모두 들러 귀여운 손자들 얼굴도 쓰다듬어 주고 볼도 비비며 그동안 못다준 사랑을 듬뿍 주고 갈 생각이다. 홀로 익산에서 상경한 김암희(68) 할머니도 설 음식이 든 보따리를 꼭 안고 용산역 출입구 근처에서 마중나오기로 한 아들을 기다리며 아들이 언제 들어올 지 몰라 출입구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이 서울에 남아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려오지 못하게 됐지만 그래도 설 분위기는 느낄 수 있도록 꼭 설 음식 먹이고 싶어서 이렇게 상경하게 됐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도 자식들을 기다리는 노부모들의 행렬이 이어져 이날 터미널을 통해 상경한 1만130명(오후2시 현재)의 3분의 1 정도가 자식을 만나려고 상경한 부모들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