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에 반대하며 목숨을 건 100일간의 단식을 3일 마무리한 지율(知律ㆍ48) 스님은 통도사 말사로 천성산 제2봉기슭에 있는 비구니 선방 사찰 내원사 소속 산감(山監)이다. 한국 불교의 독특한 전통인 산감의 임무는 사찰을 둘러싸고 있는 산속 뭇생명을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이다. 지율 스님의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터널 반대 시위는 이런 소임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셈이다. 지율 스님이 "천성산에 살고 있는 도롱뇽을 살려 달라"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것은 2001년 3월. 우연히 외출했다가 천성산을 파헤치는 원효터널공사 현장을 목격한 뒤부터다. 스님은 그때 `산이 아파 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이후 스님은 굴착기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다가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또 거리에서 3천배 정진에 들어가기도 했고, 부산역에서 천성산 화엄벌까지 50㎞ 구간에서 3보1배를 하기도 했다. 2003년 2월 5일부터 38일 간, 같은 해 10월 5일부터 45일 간, 지난해 6월 30일부터 58일 간, 같은 해 10월 27일부터 100일간 모두 네차례 단식을 벌였다. 이때부터 스님은 `도롱뇽의 친구', `천성산 지킴이'로 불리기 시작한다. 1957년 경남 산청군 색동면 지리산 기슭에서 태어난 스님은 1992년 양산 통도사에서 청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97년 구족계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