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원장 남기심)은 2004년 한 해 동안중앙일간지와 방송뉴스에서 사용된 신조어를 조사해 `2004년 신어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지난해 새로 만들어져 널리 쓰이는 신조어 626개를 수집ㆍ정리한 것으로, 오래 전부터 쓰여왔지만 국어사전에는 오르지 않은 1천615개의 단어에 대한 어원, 뜻풀이, 출전 등도 함께 실려 있다. `언어는 사회의 거울'이라는 말대로 보고서에 실린 신조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지난 한 해 우리 사회의 사건과 흐름 등을 되짚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업한 졸업 예정자)이나 `청백전'(청년백수전성시대), '니트족'(NEET族ㆍNot in Employment,Education orTrainningㆍ직업도 없고 직업을 구할 생각도 없고, 취직을 위해 교육도 받지 않는사람) 등은 2003년의 사오정, 오륙도에 이어 경제불황과 취업난을 반영한 말들이다. `욘사마'(배용준의 일본 애칭), `욘겔계수'(배용준 관련 상품에 대한 일본 주부들의 소비 성향), `욘플루엔자'(배용준 열병) 같은 말을 통해 일본에서 거세게 일었던 한류 열풍을 엿볼 수 있다. 인터넷상 블로그와 미니홈페이지 열풍은 `사이질'(`사이월드'를 이용하는 것),`악플러`(악성 답글을 쓰는 사람), `펌킨족'(인터넷상의 타인의 콘텐츠를 스크랩해서 다른 사이트에 게시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 등을 낳았다. 웰빙 열풍과 관련된 것으로는 `다운시프트족'(Downshiftㆍ느림보족), `배드빙`(Bad-beingㆍ웰빙이 아닌 것), `아침형 인간', `더블라이프'(일과 삶의 균형) 등이있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전체 신조어 가운데 일부 포함된 것까지 포함해서 외래어ㆍ외국어가 55.1%(총 345개)를 차지, 외래어ㆍ외국어 남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머레이션'(glomeration←global+conglomerationㆍ세계화된 집적도시), `시리얼 킬러'(연쇄 살인범), `베이크트 아웃'(baked outㆍ집안을 덥혀 해로운 가스를빼내는 것) 등은 외국어를 부문별하게 차용한 예다. `배드빙', `북 크로싱'(book crossingㆍ책 교환 운동), `이미지걸'(image girl),`커닝 게이트'(cunning gate) 등은 외래어나 외국어를 재료로 우리말 식대로 만들어낸 한국식 외래어들. 반면 고유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유어+한자(12.6%), 고유어+외래어(5%), 고유어+한자어+외래어(0.8%)로 미미한 실정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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