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에 관해 제기된 각종 의혹들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사건의 핵심 인물인 광주공장 노조지부장 정모(44)씨가 24일 검찰에 자진출두함에따라 검찰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광주공장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노조 간부들뿐만 아니라 일부 회사직원들도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노조지부장 자진출두..검찰 수사 본격화 검찰은 이날 오후 2시께 자진 출두한 정씨를 생산계약직 채용대가로 1억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 금품수수 경위 및 채용 알선 규모, 다른 노조간부들의 연루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회사측의 관련 여부와 노조지부에 할당된 채용 규모, 받은 금품의사용처, 청탁자들의 금품 규모 등에 대해서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이미 취업 청탁자 7-8명으로부터 1억8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시인한데다 관련계좌 추적을 통해 혐의 사실을 대부분 입증한 상태여서 정씨의 사법처리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회사나 노조 다른 관계자들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이들을 소환, 대질 심문도 벌일 방침이다. ◆`시간부에 청탁쇄도' `브로커 횡행'...꼬리무는 의혹들 노조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 추천제가 광명의 소하리공장에서는 3년전에 폐지돼 이력서로 대체됐지만 광주공장의 경우 지난해에도 추천입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입사지원서 양식에서 추천란이 없어진 뒤에도 인사담당자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하면 인사담당자가 알아서 취직시켜줬다"며 "청탁자 중에는노조 전.현직 간부, 조직내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회사 임원이나간부, 외부 정관계 인사 등이 망라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누가 몇명을 어떻게 추천해 입사시켰는지는 본인과 인사담당자외에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의 한 간부는 이날 "지난해 여러 사람이 부탁을 해와 한 묶음의 기아차 광주공장 입사 희망자들의 이력서를 받아 보관했었다"면서 "그러나 (이력서) 모두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고 털어놨다. 시 간부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기아자동차 일부 노조 간부나 생산계약직 직원들이 주장한 회사외 유력인사들의 청탁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검찰의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취직을 위해 1천300만원을 주고 입사했다는 김모(32)씨도 (광주)시 고위 공무원의 개입 의혹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9월 추석 전 부서 술자리에서 술해취한 한 선배 직원이 새로 입사한 계약직 직원에게 `너는 (광주)시 고위공무원 청탁으로 입사한 X 아니냐'고 말해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입사 경위와 관련, "작년 3월 광주공장이 생산계약직을 뽑는다는 말을듣고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에게 취직 부탁을 했는데 그 선배가 `어렵다'며 그 선배와 나를 동시에 알고 있는 노조간부 조카를 소개시켜줘 돈을 주고 입사했다"며 노조간부 조카라는 인물이 채용 브로커로 활동했음을 시사했다. ◆`취업 대기자' 명단 존재 가능성 이와 함께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모집에 응했다는 한 취업생의 부모 A(52.광주시 서구 내방동)씨는 노조간부들이 돈을 받은 뒤 사후 채용을 약속하는이른바 `취업 대기자' 명단의 존재를 시사하는 증언을 했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지난해 초 만난 노조간부에게 6천만원을 건넸다"면서 "그노조 간부는 그러나 `취업을 부탁한 사람이 많이 밀렸다'며 `내년에 해주겠다'고 말해 그런 줄 알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A씨의 이같은 진술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노조지부장 정씨 외에 다른 노조간부들도 취업을 대가로 금품을 받는 이른바 `채용 장사'를 한 것을 사실상 인정함은 물론 기아차 광주공장에 취직하기 위해선 `기본 3천만원 최고 6천만원이 든다'는 설도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도 노조지부장 정씨 개인이 아닌 다른 노조간부들로 확대될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주.광명=연합뉴스) 전승현.남현호.형민우.강창구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