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PE라인 직원-"BPA라인 직원들이 라이선스로 해외출장을 많이 가는데 HDPE 직원들도 해외에 다녀왔으며 합니다." #김반석 사장-"좋은 제안입니다. 기술교류가 있을 때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LG석유화학 김반석 사장과 직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이다. 직원들은 이메일을 통해 평소 간직하고 있던 희망사항을 사장에게 요구하고 사생활까지 털어놓으며 노사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 사장도 여수공장에 집무실을 두고 직원들과 몸을 부딪치며 수시로 대화시간을 갖는다. 노와 사가 따로 없이 하나로 뭉친 것이다. 대화 통로도 다양하다. 사장과 일대일 대화부터 인터넷 대화방을 통한 무기명 대화까지 LG석유화학에는 이런저런 다양한 형태의 대화가 넘쳐난다. 노사간에 의사가 잘 소통되다 보니 직장 분위기는 자연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다. 노사가 툭 터놓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오해나 불만이 끼어들 틈이 없고 오로지 신뢰가 쌓일 뿐이다. LG석유화학이 급격히 변한 것은 2001년 1월 김반석 사장이 취임한 뒤부터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직장 구석구석을 격의와 꾸밈 없는 그의 성격대로 확 바꾸어 버렸다. 출장시 수행원을 없애고 공장방문 때도 일절 영접을 나오지 못하게 했다. 사택내 영빈관을 임직원과 가족에게 개방하는가 하면 회의나 행사 때도 스스럼없이 직원들 사이에 끼어 앉았다. 직원과의 '벽 허물기'는 회사 경영 현안에서 개인 사생활 공유로까지 이어졌다. 매년 회계감사 보고서 수준의 경영 현황을 노조에 보내는 한편 팀장 주관의 경영설명회를 열어 회사의 모든 것을 숨김없이 공개했다. 특히 직원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사내 전자게시판을 클릭하면 회사 경영상태는 물론 인사와 복리후생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직장 밖에서도 김 사장은 틈만 나면 직원들을 만난다. 직원 애경사는 물론 병문안 심지어 직원 집들이에까지 일일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김 사장은 또 부모님 초청 공장방문,아빠일터 찾기,직원 부인들 대상 문화체험행사,교양강좌,볼링대회,그리고 생일축하 메시지 발송으로 공동체 의식을 심어가고 있다. 노조도 회사의 변화에 화답하고 있다. 사원체육대회 등 회사의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친근한 직장 분위기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단체행사 등에 기획단계부터 참여하며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김삼중 노조위원장은 올해 초 회사가 제주도에서 연 안전기원제에 참가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직원들과 일심동체가 되기 위한 사장의 노력과 노조의 화답이 어우러지면서 분배 과정에서의 노사간 갈등도 거의 없는 상태다. 노사화합의 효과는 경영성과로 곧바로 이어졌다. 지난 99년 7천6백88억원의 매출에 순이익 3백44억원을 올렸으나 2001년 매출 1조7백30억원,순이익 4백42억원에 이어 지난해 매출 1조2천5백21억원,순이익 1천60억원이라는 초유의 성과를 냈다. 여수=최성국 기자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