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학생 선발 자율권을 요구하는 등 공세적 입장을 취하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논술.심층면접을 사실상의 본고사로 실시하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나섰다. 전교조는 12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주요대학 1학기 수시전형 결과를 분석한 결과, 고려대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5개 대학이 논술.심층면접을 변칙적인 본고사로 운영하고 있다고주장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대입 때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와 함께 본고사를 금지하는 `3불(不)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송원재 대변인은 "대학들은 논술.심층면접이 수능으로 표현되지 않는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고 대학 건학이념을 반영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고교등급제를 은폐하거나 변형된 본고사의 일환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정상적인 수업만으로 치르기 힘든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학교수업과별도로 논술.심층면접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교육비 증가, 학생들의 이중적인부담 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변인에 따르면 고려대는 본고사 시행 때의 독해력 평가문항 수준을 뛰어넘는 고난이도의 사회.철학적 인문논술과 과거 본고사 유형을 답습한 풀이형 수리논술등을 내고 있다. 또 서강대는 국어.영어 지문을 함께 토론하며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한국어논술과 사회.철학적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영어논술을, 성균관대는 본고사 때의전형적 문제인 고전.맹자.사설을 망라하는 논술과 어휘수준이 고교 수준을 뛰어넘는영어지문과 수학.과학을 연계한 논술을 냈다. 한양대는 교육과정 수준을 약간 벗어난 영어어학과 주제.내용이 사회적.철학적인 적성검사를, 이화여대는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형 구술면접을 실시했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 학생들의 다양한 성장 배경과 개인이 속한 계층, 지역차 등이 고려되지 않았으며 교사들의 교육과정 편성권, 다양한 수업방법, 평가의 다양성 등이제약받게 됐다는 게 전교조 주장이다. 송 대변인은 "대학별 논술.심층면접이 과거 본고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 판명됐다"며 "학생들의 이중부담, 사교육비 부담, 강남.북 차별 등의 문제점 때문에 수시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