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53세 때 아기를 낳아 뉴질랜드에서 최고령 산모 기록을 세웠던 올해 55세의 여인이 또 다시 건강한 딸아이를 낳아 남들이 넘보기 힘든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해밀턴에 사는 린 메이슨이라는 이 여인은 출산 예정일보다 2주 정도 빠른 2일 제왕절개수술로 셀린이라는 딸아이를 출산, 동갑내기 남편으로부터 축하의 키스를 받았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보도했다. 친구들이 모두 손자를 보고 있는 나이에 어머니가 된 린은 이번에 낳은 딸아이와 2년 전에 낳은 남자 아이 모두 남편의 정자와 젊은 여성에게서 기증받은 난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키는 방법으로 임신에 성공했으며 불러오는 배도 무거운 줄 모르고 50대 어머니의 꿈을 정성스럽게 키워왔다. 현재의 남편과 34년간 결혼 생활을 해오면서 불임과 유산으로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린이 50대에 접어들어서까지 아이를 갖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것은 가족들에게 연이어 닥친 비극적인 사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극의 시작은 지난 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린이 40세가거의 다 돼 어렵게 임신한 아이가 뱃속에서 자라고 있을 때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캐나다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 하지만 새로 태어난 딸 아이 카일리는 슬픔에 잠겨 있는 가족들을 위로해주고도남을 정도로 귀여운 짓만 골라서 하는 집안의 보배였다. "세상의 모든 걸 손에 쥔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남편 이언은 그 때를 회상했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비상하는 것 같던 이언과 린은 어느 날 다시 지옥으로 내동댕이쳐진 자신들을 발견하고 만다. 카일리가 11살이던 지난 2000년 1월에 먼저 간 이모처럼 교통사고로 외할머니와 함께 이 세상을 떠난 것. 이언과 린으로서는 카일리가 빠진 자리가 너무 크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견뎌내기 힘든 건 아이없는 생활이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해밀턴에 있는 어느 산부인과 병원이었고 지금은 두 살배기가 된 아들 딘을 낳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아이를 낳기로 한 것은 카일리를 대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남편은 강조한다. "누군가 엄마, 아빠라고 불러주었을 때 느낄 수있던 행복이 카일리가 사라지는 순간 없어져버렸다는 걸 깨달았고, 아이가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어질러놓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게 한없이 그리웠다"고 이언은 말했다. 린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추진하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며 "50대에 가족을 갖는 게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