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한달 앞둔 한 30대 시스템통합(SI) 업계 회사원이 얼굴도 모르는 20대 중반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해 눈길을 끈다. 현대정보기술 해외영업지원팀에 근무하는 심재현씨(31)가 그 주인공. 심씨는 최근 백혈병을 앓고 있는 20대 중반 청년에게 골수를 기증하는 수술을 마쳤다. 매년 3∼4회씩 주기적으로 헌혈하고 있는 심씨는 1년6개월 전 골수기증을 신청,지난 5월에 자신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골수기증 수술 절차를 밟았다. 심씨는 "헌혈을 하러 갔더니 골수기증 신청서가 있더군요.당시 골수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때라 별다른 고민 없이 바로 신청했습니다"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막상 수술을 앞두고 생각지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수술 바로 한달 후에 결혼식이 예정된 것.심씨는 "결혼을 앞두고 배우자가 될 사람이나 양가 부모님의 걱정이 적지 않았다"며 "잠시 고민했지만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인데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미소지었다. 심씨는 "(골수기증은) 처음에 결심하기가 어렵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말을 맺었다. 심씨는 2002년 현대정보기술에 입사,현재 해외영업팀에서 파키스탄SI프로젝트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