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을 성폭행한 남편을 처벌해 달라며 친어머니가 손가락을 잘라 재판부에 보낸, 이른바 '단지(斷指)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인 남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이호원 부장판사)는 10일 7년간 의붓딸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된 노모(50)씨에 대해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이 최초 성폭행을 당했다는 95년 5월 피해아동은 6세에 불과했는데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정도 나이의 아동이 성인남성에게 성폭행당할 경우 심각한 상해를 입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피해아동이 당시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다는 생활기록부에 비춰 유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의 처녀막 파열 진단내용도 지속적으로 30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당한 사람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성폭행 미수 사건이 있었다는 다음날 피해아동이 피고인과 함께 영화를 보러가고 집에 들어오라는 e-메일을 보낸 것은 혐오감을 가진 대상과 함께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아동이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지만 성폭행당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며 "법관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유죄확신을 갖지못한다면 피고인에 대해 유죄 의심이 들더라도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씨는 1994년 김씨와 결혼한뒤 김씨가 데리고 온 딸 S(당시 6세)양을 1995년부터 홍콩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수면제를 먹이고 둔기로 폭행, 2002년 6월까지 7년여간 강제로 성폭행해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지난 6월 오른손 검지를 잘라 무죄에 항의하는 혈서와 함께 재판부에 보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