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부위를 도려내지 않고 최첨단 레이저를 이용해 암 세포만 없애는 광역동 (光力動)치료(Photodynamic Therapy)가 인기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역동 치료법은 암 조직만 골라서 제거하고 정상 세포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고통이 적으며 합병증이나 후유증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받기 어려운 암 초기환자나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차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암의 달인 6월을 맞아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광역동 치료법을 알아본다. ◆고령이나 수술받기 어려운 암 환자에 적합=암 환자에게 '광감작제'(photosensitizer)를 주사하고 일정 시간이 경과하게 되면 인체 내의 암 조직에 광감작제가 모이게 된다. 이 때 광감작제를 활성화시키는 파장을 가진 레이저 빛을 쪼이면 활성화 산소가 나와서 암 세포를 파괴하는 원리다. 기존의 암 치료는 고통과 후유증 때문에 반복해 치료하기 어렵지만 광역동 치료는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 젊은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치료 후에도 생식 기능이 그대로 유지된다. 임신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폐암과 식도암에 효과=광역동 치료는 내시경이 들어가는 곳에만 가능하다. 현재는 주로 폐암 식도암 자궁경부암 등을 치료하는데 이용된다. 후두암 대장암 위암 등에도 광역동 치료를 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암을 치료하는 데는 수술,항암제치료 및 방사선치료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광역동 치료는 초기의 암을 완치할 목적으로 주로 사용된다. 진행되고 있는 암의 증상을 완화시킬 때도 사용된다. 특히 광역동 치료의 경우 암 자체는 초기여서 수술이 가능하지만 고령이나 전신쇠약,심한 동반질환,불량한 폐기능 등으로 수술 등을 포함한 일반적인 치료를 체력적으로 견디기 힘든 환자에게 차선의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술이나 항암제치료 등 다른 치료법과 병합할 수도 있어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시술 후 직사광선 피해야=환자는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간접조명의 특수 병실에서 약 5∼10분에 걸쳐 링거 주사와 함께 정맥을 통해 광감작제를 맞는다. 주사를 맞은 후 48시간 뒤 레이저를 쬐인다. 폐암은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식도암은 식도내시경을 통해 레이저를 조사(照射)한다. 수면내시경으로 시술하므로 환자는 고통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암의 위치나 모양에 따라 종양 부위에 5∼10분간 레이저를 쬔다. 광역동 치료 레이저는 열을 발생하지 않아 환자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다. 시술 이틀 뒤 내시경 검사로 종양이 변한 모습을 확인하고 남아있는 종양 찌꺼기를 내시경으로 청소해 낸다.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암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레이저를 추가로 쪼이기도 한다. 환자는 퇴원한 뒤에도 한달 간은 직사광선을 피하는 게 좋다. 시술 4∼6주 후에 조직검사로 암의 치유 정도를 확인한다. 광역동 치료 레이저는 광감작제를 활성화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파장을 가진 레이저를 사용해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대개 6백30∼6백90㎚(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의 파장을 가진 다이오드 레이저가 많이 사용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광감작제의 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광역동 치료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광감작제 종류가 다양해지고 레이저 성능이 향상되면서 치료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