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남한과 북한의 평균 신장이 점점 더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20대 초반 성인의 키 차이가 6㎝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순영 서울대(인류학) 교수는 25일 한양대 민족학연구센터 주최 학술심포지엄'다가서는 남과 북, 만남과 공존의 모색'에 앞서 배포된 발제문에서 1999년 이후 성인 탈북자 2천384명의 신장과 한국표준과학원이 1997년 발표한 남한 성인의 평균신장을 비교,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발제문에서 탈북자의 경우 60대 연령집단의 신장(남 164.38㎝, 여 151.77㎝)이 남한 평균치(남 164.10㎝, 여 151.20㎝)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크지만 젊은 집단일수록 남한 평균신장과 격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두 표본의 연령별ㆍ성별 신장 차이는 50대(남 1.94㎝, 여 0.08㎝), 40대(남 2.85㎝, 여 2.60㎝), 30대 후반(남 4.20㎝, 여 2.26㎝), 30대 전반(남 5.47㎝,여 3.71㎝), 20대 후반(남 5.89㎝, 여 4.05㎝)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탈북자의 신장(남 164.88㎝, 여 153.97㎝)은 남한 평균신장(남 170.80㎝, 여 160.60㎝)과 비교했을 때 남녀 모두 6㎝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비교 자료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연령대별 신장 증가추세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반면, 남한 성인의 경우 연령집단 사이에 뚜렷한 신장 증가세가 관찰됐다.

남자의 경우 해방 이후 출생한 사람부터, 여자는 1950년대 초에 출생해 1950-60년대에 성장기를 보낸 연령집단부터 남북 간 신장 격차가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아가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중반에 출생한 20대 청년집단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박 교수는 1970년대까지 남한의 평균신장 증가를 소득증가, 영양상태호전, 보건의료수준의 향상 등의 요인에서 찾을 수 있지만 탈북자들 사이에 신장증가가 거의드러나지 않는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해방 이후 최소한 1970년대 혹은 1980년대 중반까지 북한에서 의료와 영양을 포함한 사회복지지표가 전반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한의 식량위기로 인해 앞으로 남북한 성인간신장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남한과 비교했을 때 탈북 아동이 성인들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10대 중반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는 북한 어린이의 영양상태가 호전되면 어느 정도 신장 증가가 일어나겠지만,성장기가 완료되기 시작하는 10대 중후반 이후에 영양상태가 향상되면 신장 증가보다는 체중 증가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이어 "북한의 경제사정이 식량위기 이전으로 회복된다고 해도 북한성인의 평균 신장이 식량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심포지엄에는 '탈북난민문제의 탈정치적 해법'(정병호), '베트남 난민과 탈북 난민 문제의 비교'(최호림), '탈북자 사회적응 장기추적 연구'(전우택 외),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문화교류'(성근제), '탈북 이탈주민의 사회적응 과정'(이부미 외) 등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된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