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가 살해된 사실에 충격을 받아 실신하거나 심리적 불안증세로 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씨 부모는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못해아들을 죽게 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의 부모는 입원 중인 부산시 동구 수정동 봉생병원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단독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아들이 살해위험에 처했는데도 정부가 추가파병 방침을 밝혀 죽게 했다"며 "시신을 외교통상부 건물에 묻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선일씨의 부모는 봉생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는 등 간단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으면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다음은 선일씨 부모와의 일문일답. --현재 심경은. ▲(아버지 김종규씨)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하늘이 노랗다. ▲(어머니 신영자씨) "내 아들 살려내라"만 되풀이. --언제 비보를 접했나. ▲(아버지)정신이 없어 언제 들었는 지 기억도 안난다. 지금도 정신이 없다. ▲(어머니) 새벽 2시3분께 넷재 딸(김옥경씨)이 외교통상부 관계자로부터 전화로 연락받고 알았다. --정부에 대한 생각은. ▲(아버지)선일이는 민간인으로 돈을 벌러 갔을 뿐이다. 선일이가 살해당할 위기에 처해있을 때도 정부는 파병원칙에 흔들림이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해 정부가 내아들을 죽였다. ▲(어머니)정부가 선일이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파병을 계속 재확인했다는 데 울분을 느낀다. 선일이를 먼저 구했어야 했다. 안타깝고불쌍한 내 아들을 정부가 죽였다. --이라크 무장단체에 대한 생각은. ▲(아버지) 선량한 민간인을 무참하게 죽인데 대해 할말이 없다. 우리는 평생아랍문화권이나 과격단체와는 무관하게 살아왔다. 이렇게 과격한 단체가 24시간의 여유를 줬을 때는 반드시 살해하겠다는 의도인데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 무장단체도 그렇지만 정부가 밉고 원망스럽다. --정부의 그동안 조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머니) 외교통상부에서 전화 한 통 밖에 없었다. 어제 저녁 8시까지 외교통상부로부터 선일이가 건강이 양호하고 협상이 잘되고있다는 연락을 받고 안심했으며 심지어는 자정에 풀려날 것이란 전화도 있어 일부가족은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는데 갑자기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게 돼 너무 충격이컸다. (외교통상부는 이같은 연락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둘째 누나의 문의전화에서확인돼 이라크 현지의 민간기업 등이 알려준 내용을 외교통상부의 통보로 착각한 것으로 추정) --정부에서 보상이나 장례지원을 제의하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나. ▲(아버지) 무성의하게 선일이를 죽게 한 정부의 보상은 필요없다. 그리고 아직정부로부터 위로나 보상, 장례절차에 대해 연락받은 바 없다. --장례절차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아버지) 외교통상부 건물 내에 시신을 묻겠다. 정부에게 바랄 것은 이것 밖에 없다. 그동안 선일이가 공부 때문에 집에서 같이 지낸 시간이 많지 않아 먼길 떠나기전에 집에 머물게 하고 싶다. 당분간 빈소는 집에만 설치하고 싶다. 함께 있던 숙모 김훈자(57)씨는 "시신이 돌아오면 부산의료원에서 장례를 치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