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 해도 살아있다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된 김선일(33)씨가 결국 살해됐다는 참담한 소식을 접한부산 범일동 본가의 가족들은 경악하며 깊은 충격에 빠졌다. 가족들은 23일 새벽 1시48분께 방송자막을 통해 선일씨의 처형소식을 처음 접하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며 선일씨의 이름을 부르면서 절규했다. 불과 몇 시간전만해도 김씨의 생사가 확인되고 `요구시한'이 연기되면서 김씨석방을 위한 다각적인 교섭이 급물살을 타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희망에 부풀었던 가족들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비보였다. 본가 안방에서 TV를 지켜보며 석방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부친 김종규(69)씨는"어제까지만 해도 정부가 살아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선일아.,선일아"를 외치며 쓰러졌다. 어머니 신씨도 아들 이름을 부르며 "불쌍해서 어쩌나, 이 일을 어찌할꼬..."를되뇌이며 비통속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함께 있던 큰 누나 향림(41)씨와 작은 누나 미정(38)씨도 선일씨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으며 여동생 정숙(32)씨는 평소 가장 가까웠던 오빠의 죽음에 방바닥을 치며 울부짖어 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했다. 이웃주민 30여명도 처형소식에 잠옷바람으로 달려나와 "살아서 돌아온다더니 이게 무슨 일이고..."를 외치며 가족들을 부둥켜안고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선일씨의 가족들은 한동안 방안에 모여 서로 부둥켜 안고 오열하며 방문을 잠근채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다가 오전 3시께 안방에 빈소를 마련하고 김씨의 명복을 빌었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