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33)씨의 생사가 확인되고 납치범들이 '요구시한'을 연장한 것으로 22일 오후 전해지자 부산 범일동 김씨 본가에 모여있는 가족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김씨의 부친 김종규(69)씨는 "생존이 확인됐으니 한 숨 돌렸다"면서 "아들의 구출에 노력하고 있는 정부와 국민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며 굳었던 얼굴을 모처럼환히 폈다. 어머니 신영자(59)씨도 "살아있다는 것이 정말이냐"고 반문한 뒤 "하루빨리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으면 한이 없겠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 가족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걱정을 해온 이웃주민들도 "이웃의 안타까운처지에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김씨의 생사가 확인됐으니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며함께 TV를 지켜보며 새로운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부친 김씨는 "생존은 확인됐지만 귀환이 이뤄질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며 "정부가 모든 협상력을 발휘해 아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을 다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웃주민들도 "생사가 확인돼 다행이지만 요구시한만 연장됐을 뿐 석방은 되지않았기 때문에 지금부터의 협상이 더 중요하다"며 "정부는 가능한 한 모든 지혜를모아 김씨의 무사귀환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오후 국내 경호업체인 NKTS 최승갑 사장이 "구체적인 협상내용과 감금장소는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김선일씨는 무사하며 바그다드 현지인을 통해 협상중"이라고 밝혀 김씨 신변에 대한 전망을 밝게했다. 이어 오후 7시30분께 아랍위성TV 알-아라비야가 뉴스에서 김씨 석방노력을 펼치고 있는 중재자의 말을 인용해 납치범들이 `요구시한'을 연장했으며 `인질에 대한처형'도 미루기로 했다고 보도해 일단 김씨의 안전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김씨 석방을 위한 다각적인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장재룡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책반이 이날 오전 현지에 도착, 본격적인총력교섭에 착수하는 등 김씨를 구출하기 위한 전방위 교섭이 급류를 타게 됐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