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이 점쳐지던 병원 노사간 교섭이 또 다시 결렬되면서 병원 파업이 열흘째에 접어들자 환자들은 맥이 빠진 채 "도대체 언제까지 참고기다려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주말인 19일 파업중인 시내 대학병원에는 외래환자수는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진료정상화를 손꼽아 기다리던 입원 환자들의 얼굴에는 허탈감이 가득했다. 이날도 입원환자들은 입에 맞이 않는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고 주사와 약을 제때받지 못해 병상 너머로 의료진이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야했다.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김모(54)씨는 "노사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오늘도 일어나보니 역시 파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며 허탈해했다. 그는 "언제까지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워야 하느냐"며 "간호사들이 나타나기만을기다리는 것도 지겹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수술대기 통지만 받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던 환자들은 "언제 수술한다는 연락을 줄거냐"며 병원측에 항의했고 기존에 입원한 환자들의 퇴원행렬도 이어졌다. 서울대병원에서는 파업 열흘째를 맞아 입원 환자들이 많이 빠져나가 전체 병상의 60%만 찼고 신규 입원을 못받는 병동도 속출했다. 병원 관계자는 "토요일은 수술이 거의 잡혀있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며 "파업장기화로 입원환자들이 대거 빠져나갔고 수술과 진료 차질로 아예 신규입원을 못받는 병동이 6-7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남아있는 병원 직원들도 파업 뒤 업무폭주로 피로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지만 진료공백을 메우느라 진료기록카드 등을 들고 바쁘게 뛰어다녔다. 서울대병원의 한 간호사는 "평소 같으면 병동마다 간호사 3~4명이 있었지만 현재 간호사 1명만 근무하는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며 "남아있는 직원들의 피로도가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외래환자가 2천300명 수준에서 1천700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간호사 뿐만 아니라 간호조무사가 파업에 대거 동참, 환자진료와 처방이 늦어지고 있다. 환자 보호자 박모(35.여.직장인)씨는 "남편이 중병으로 6월1일자로 입원했지만제때 주사치료를 못받고 있다"며 "간호사는 있지만 약이 늦게 나와 불안할 때가 많다"고 걱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찰팀 jamin74@yna.co.kr zoo@yna.co.kr cim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