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5일 대검 중수부의 존폐 문제와 관련, 송광수 검찰총장의 발언을 "매우 부적절하다"며 정면 비판하고 나서 청-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가 송 총장은 물론 강금실 법무장관의 거취문제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단 송 총장은 이날 저녁 "예정대로 내일 출근하겠다"고 밝혔으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는 밤새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이날 강 장관은 "16일 오전에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강 장관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특단의 조치'를 취하려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갈등 배경 =노(盧)-송(宋)의 충돌은 중수부에서 수사기능을 떼어내고자 하는 법무부의 시도가 불씨였다는 분석이다.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를 신설하겠다는 정부 방침의 전제조건으로 수사권 분리가 본격 거론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검찰도 조사대상인 만큼 중수부의 수사권과 공비처의 수사권이 양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이를 향후 검찰위상에 대한 일종의 위기로 받아들였다.

특히 송 총장이 이례적으로 '내 목을 치겠다'는 식의 직설화법을 써가면서 강하게 반발한 것에 대해 이른바 '총대 메기'였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선자금 수사 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은 마당에 검찰권의 상징인 중수부를 폐지할 경우 검찰이 입을 상처가 막대하다는 이유에서다.


◆ 술렁이는 검찰 =검찰청의 한 간부는 "확정된게 아무것도 없는데 총장이나 대통령 모두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안이 확대돼 총장의 거취문제와 연결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사도 "검찰총장의 언급은 대선자금 수사가 끝나고 수사에 불만을 가진 쪽의 의도에 의해 중수부 폐지가 추진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뜻을 표한 것인데 그 정도는 조직의 장으로서 할 수 있는 수위의 발언 아닌가"라고 청와대측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 전망 =일단 송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송 총장은 이날 밤 거취 문제와 관련, "법무부 장관에게 특별하게 언질받은 것이 없다"고 말해 현재로선 자의든 타의든 거취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검찰 주변 관계자는 "청와대측이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를 보였다는 점과, 거취문제를 연상케 하는 노 대통령 발언이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사태봉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노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 장관이 '모종'의 결단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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