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지난 2002년 이후 최근까지 임금인상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현재 생산성향상률을 고려했을 때 올해 임금인상률은 6%가 적정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주로 대규모 기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률이 높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5∼9명의 소규모 사업장 상용직 근로자의 임금은 5백명 이상 사업장 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대기업 근로자의 높은 임금인상률은 곧 기업의 노동비용 증가로 이어지고,중소 하청업체 근로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비정규직 근로자와 상용직 근로자간 임금격차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증가율을 고려해 임금상승률이 결정돼야 한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조준모 숭실대 교수=현대자동차의 사례를 중심으로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별 임금격차의 문제를 짚어본다. 현대차의 경우 사내하청 근로자가 99년 1천8백여명에서 2000년 3천5백여명으로 급증했다. 이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사내하청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등 노동비용을 낮추기 위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열악해지고 있다. 하청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원청업체 경쟁력을 높이려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 노조를 비롯한 완성차 노조는 올해 기업의 순이익 5%를 사회공헌자금으로 조성해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 등에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준조세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R&D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기업 경영진이 하나의 과제를 추진하면서 노조와 일일이 상의해 결정한다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법정근로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이 다음달부터 각 사업장별로 도입된다. 사용자측은 개정된 근로기준법대로 제도를 시행하고자 하는데 노조는 근로시간 단축에는 동의하지만 연·월차휴가 조정 등 (근로자에게)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도 변경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주5일제 도입에 따른 생리휴가 무급화,연차휴가 조정 등 많은 부분에 있어 노사간 이견이 매우 크다. 여러 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에게는 높은 임금과 많은 여가를 가져다주지만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큰 부담을 가져온다. 이 같은 기업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사 양측의 현명한 협상이 필요하다. 당장 올해 임금교섭에서 주5일제 도입과 임금인상 교섭이 함께 결정돼야 한다. 또 기업의 임금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최대한으로 따르는 게 중요하다. ○김승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주5일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시각차가 여전하다.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국가 및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5일제 도입이 국가경쟁력 및 기업부담 등에 미치는 악영향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고려돼야 할 시점이다. 노동연구원의 최근 조사결과 주5일제 도입에 따른 시급한 과제로 사용자측은 연·월차 휴가 조정을,노조는 임금보전을 들고 있다. 현재 개정 근로기준법의 내용대로 주5일제가 도입돼야 기업의 임금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노사간 이견이 큰 상황에서는 노사 갈등을 피해갈 방법도 생각해봐야 한다. 그 노력의 하나로 사업장별로 융통성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실장=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이는 98년 외환위기때 임금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고 사회보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기업간 임금격차가 나타나고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인상이 하청근로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이 또한 기업규모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기업별 시장지배력 차이와 노동생산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주5일제 도입과 함께 정부가 일자리 창출 사회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구체성이 없고 실효성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