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로 예정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중견 검사들의 대기업행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법무부 정책기획단에서 법조개혁을 사실상 주도해왔던 김준호 서울고검 부장검사(사시 24회)가 SK㈜ 윤리경영실 초대 실장(부사장급)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 검사는 최태원 SK㈜ 회장의 서울 신일고와 고려대 3년 선배.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대검 과학수사과장,대검 중수3과장 등을 지내고 법무부 정책기획단에서 법무 개혁업무를 담당해 왔다. 사장 직속으로 신설되는 윤리경영실은 감사팀과 법무지원팀 등 2개팀으로 구성되며 전사적 윤리규범 시스템 구축 및 이행점검과 내부감사,투자회사에 대한 감사 등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SK㈜는 지난 1월 판사 출신인 강선희 변호사도 투자회사관리실 상무로 영입했다. 대선자금 수사의 시발점이 된 SK그룹측은 광범위한 수사를 겪으면서 검찰쪽 네트워크를 담당할 인사의 영입 필요성을 절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SK그룹 내에는 SK㈜ 소속 강선희 상무를 비롯 여러명의 법조인이 포진해 있다. 유승엽 서울중앙지검 총무부 검사(사시 35회)도 사의를 표명하고 금명간 삼성그룹 법무팀으로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인 출신만 20명에 달하는 삼성그룹 법무팀은 유 검사의 가세로 더욱 막강한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밖에도 3∼4개 그룹에서 이번 인사를 전후해 기업관련 수사에 밝은 검찰출신 변호사 영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송두율 교수 사건을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오세헌 공안1부장(사시 24회)과 서울중앙지검 인사 및 예산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최찬묵(사시 25회) 총무부장은 지난달 28일 법무부에 사표를 냈고 법무법인 김&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직 공안 담당 간부가 사표를 낸 것은 지난 64년 이용훈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이 사표를 내고 변호사 개업을 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