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무죄판결에 기독교계 상반된 반응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사법부가 무죄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기독교계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우려'와 `환영'이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위원장문장식 목사)는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선고를 내린 것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21일 발표했다.
KNCC는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수백명의 사람들이 양심 혹은 신앙에 따른 병역거부를 결단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은 이번 사법부의 판결을 참고해 하루속히 대체복무제를 실시, 이 땅의 평화를 갈망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범법자로 내몰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독교계 오른쪽 날개격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논평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 대한 무죄선고가 병역기피 확산으로이어져 군의 사기저하와 국민 위화감을 조성할 뿐더러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여호와의 증인이 집총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판단하기는)국가와 정부를 사탄의 조직으로 보기 때문"이라며 "이런 점을 간과하고 그간의 관례를 깬 것도 충격적이거니와 미군감축으로 안보상황에 대한 국민불안이 고조되어 있는 시점에서 병역거부를 무죄라고 선고해 더욱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종교가 병역기피자의 도피처로 악용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기총은 병역거부를 대신할 대체복무제 도입 입법이 추진되던 지난 2001년 6월에도 병역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을 위한 대체복무제 입법을 반대한다는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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