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 불법 체류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미숙아가 힘겨운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버지마저 불법 체류자 단속에 걸려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몽골인 아가(33).돌고(33.여)씨 부부는 3월 5일 보물과도 같은 첫 딸을 얻었으나 기쁨보단 안쓰러움이 더 컸다. 25주 1일 만에 태어난 첫 딸은 체중 672g의 미숙아였고 설상가상으로 패혈증에 미숙아 망막증이라는 병도 갖고 있었다.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탓에 아이를 낳은 서울 모 대학병원에선 2주남짓 만에 나와야 했다. 다행히 한.몽골 교류협회 부회장인 김윤광 성애병원 이사장의 도움으로 이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체류 3년째로 이미 불법 체류자 신분이던 아기 아버지 아가씨가 산모 산후조리와 뒷바라지를 하던 중 단속에 걸려 외국인 보호소로 넘겨졌다. 그나마 아가씨와 함께 입국했던 돌고씨는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단속을 면할 수 있었다. 아직 이름도 갖지 못한 미숙아는 그간 인공보육기 안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힘겨운 생존투쟁을 벌여왔다. 다행히 최근 병도 어느 정도 치료된 데다 체중도 1.92㎏에 달해 보육기에서 나와 퇴원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걱정스러운 것은 치료비다. 지금까지 1천500만원이 훌쩍 넘은 데다 앞으로도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돌고씨는 현재 외국인근로자 단체와 종교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후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병원측은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도울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