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아동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상습화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지적은 이순래 원광대 교수(경찰행정학과)가 최근 성균관대에서 열린 한국피해자학회(회장 오영근) 춘계학술회의에서 발표한「한국의 범죄피해실태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나왔다. 이 논문은 이미 발표된 범죄피해 조사결과를 재분석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범죄 피해의 규모와 양상에 관해 정리한 것이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가정에서의 아내구타 실태에 대한 주요 연구결과(1983~2003년)를 분석한 결과, 결혼 후 1회 이상 폭력피해를 겪은 여성은 평균 조사대상자의40%, 조사시점 기준 최근 1년간 폭력 경험자는 30%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도별 추세를 보면 갈수록 폭력피해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구타사유는 남편에 대한 이해부족이나 불순종 등이 많아 아내의 폭력피해는 구체적인 갈등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감정에 의해 일어나는 경향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동피해의 경우 2002년 전국 17개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 접수된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가장 빈번한 유형은 방임과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의 순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1주일에 1회 이상 학대를 가하는 것을 만성적 아동학대라 보면 전체 피해아동의 71.3% 가량이 가정에서 만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아동학대를 가장 빈번하게저지르는 연령대는 가정생활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는 30∼40대"라고 덧붙였다. 노인학대의 경우 한국형사정책연구원(1995)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1999)의 실태조사 결과, 학대 유형은 ▲언어적 학대 ▲심리적 학대 ▲방임 ▲경제적 착취 순으로나타났다. 이 교수는 "1999년 조사에서 조사대상자의 43% 가량이 거의 매일 학대를 당한다고 보고돼 노인학대도 상습화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학교폭력의 경우 집단괴롭힘.금품갈취.폭행 등 협의로 규정한 경우 피해율은 10% 내외였으나, 언어나 심리적 폭력까지 포함한 광의로 규정한 경우 피해율은25∼40%에 달했으며, 갈수록 피해학생의 저연령화가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