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개인비리 및 해외도피 의혹에 대한 30일 중간수사 발표결과 최씨가 재작년 4월20일 영사관 관계자들을 피해 미국측의 도움으로 유유히 뉴욕공항을 통과했던 사실이 드러나 고위층 개입 여부 등 경위 및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최규선씨와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던 최씨는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최규선 게이트'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에서 재작년 4월14일 돌연 출국했고, 홍콩-인도네시아-일본 등을 경유해 4월20일 미국에 `무사히' 입국, 작년 2월 미국 경찰에붙잡히기까지 약 10개월간 도피행각을 벌였다. 최씨가 미국에 입국하기 전 그의 입국예정 사실을 파악한 영사관 관계자들이 JFK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황에서 최씨가 별도 통로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간 데 대해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비리의 핵심 인물을 빼돌리려는 정권 차원의 도움이 있지않았나하는 의혹의 불러 일으켰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당시 3시간 동안 공항내 사무실에서 대기한 뒤 별도 출입국 심사대에서 심사를 받고 별도의 출구를 통해 빠져 나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공항에서 미국측이 자신을 차량에 태워 시내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으며,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고 있는 것 처럼 느겼다고 진술했다. 최씨에게 귀국을 종용키 위해 공항에 갔던 당시 영사관 관계자들은 일상적으로드나들던 공항내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지역에 들어가게 해 달라고 미 당국에 협조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고 공항에서도 뉴욕경찰로부터 출입을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진술이 모두 진실이라면 우선 미 당국이 특별심사를 거쳐 별도 통로를통해 최씨가 공항에서 빠져나가게 한 뒤 차량으로 `안전한' 시내까지 에스코트해 준이유가 최대 의문이다. 최씨는 당시 한 미국 관리가 줄을 서서 정상적으로 입국심사를 받고 있던 자신을 별도 사무실로 데려갔다고 진술했는데 현재까지 미 당국이 어떤 연유로 최씨를지목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최씨를 기다렸던 영사관 관계자들은 "항공사에 확인하니 최씨는 입국 전이미 상세입국심사 대상자로 분류돼 있었다"고 진술했고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미당국도 일단 최씨가 `문제인물'임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미 당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당시 체포영장이 발부되지도, 범죄혐의가 드러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를 더이상 억류할 근거가 없어 체류허가를 내주고 공항에서 내보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주한미국대사관측은 최씨를 조사한 공항내 이민귀화국이 입국허용을 결정한 뒤 공항에 있는 다른 경찰간부의 자체 판단에 따라 다른 출구로 공항을 빠져나가게 했다고 말했다. 별도통로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항에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고 공중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볼 때 미 당국이 평소와 달리 영사관 관계자들의 공항출입을막은 점, 뉴욕도심까지 택시로 실어주는 과도한 친절을 배푼 점, 유명인물도 아닌최씨의 입국을 두고 해명과정에서 공중질서 문제까지 운운한 점 등은 미스터리로 남은 상태다. 검찰은 30일 법무부를 통해 최씨가 공항을 빠져나가는 과정에 관여한 미국측 인사들을 조사, 이 같은 의혹을 규명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측으로부터 `부정한청탁'을 받고 협조해 준 사실이 있다면 미국이 자신들의 `치부'를 순순히 드러낼 지는 미지수여서 최씨의 도피의혹은 쉽게 풀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