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35
수정2006.04.02 02:37
최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가족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인간성 회복을 위한 운동이 사회 각 분야에서 전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4월들어 지금까지 관내에서 아버지와 딸, 동생등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이 4건이나 발생했다.
전남 영광경찰서는 이날 친언니(64)의 농사일을 공짜로 도와줬는데 언니는 농사일을 도와주고 품삯을 요구했다며 언니를 부엌바닥에 내동댕이 쳐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이모(51.여.농업.영광군 군남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지난 17일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에서는 자신의 김밥을 아버지가 먹었다고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아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광주 광산구 월곡동 박모(31.트럭운전사)씨의 집에서 박씨가 동거녀의 가출을 비관해 자신의 한살배기 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1일에는 전남 여수에서 카드 빚을 비관한 40대 엄마가 딸(12)에게 수면제분말을 돈가스에 섞어 먹인 뒤 목졸라 살해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생활고나 신변 비관이 늘어나면서 충동적 혹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가족을 살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명경시 풍조도 문제지만 가족간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대화나 교류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필요한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서 인간성 회복 운동이 함께 전개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김경신 교수는 "경쟁사회를 통해 스트레스는 늘어가는반면 가족의 기능은 과거에 비해 급격히 약화돼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풀어버리는 경향이 생겨 이런 사건들이 빈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족에 대한 기대는 그대로 있는데 기능은 무너지고 있다"며 "사회가 가족의 기능을 살려줄 수 있는 제도나 법적장치를 마련하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운동이 사회 각 분야에서 전개돼 가족간 비극을 줄여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