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400억원 횡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9일 중국으로 도주한 용의자 3명의 지시를 받고 선물옵션 투자를 한 공범 박모(37)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택시운전사를 하던 지난해 12월 중순께 승객으로 탄 용의자 오모(32) 대리와 우연히 만나 오대리로부터 "주식투자를 하는 데 시키는 대로 하면 보수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14일 PC방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해 12월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원룸으로 옮겨 오 대리와 다른 용의자 박모(36)차장의 매매 지시에 따라 한달정도 선물옵션 투자를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올해 1월말께 역삼동의 인근 오피스텔로 사무실을 옮겨 박차장을 `사장'으로 부르게 하는 등 `부사장', `이사' 등 직함을 만들어 호칭했으며 사무담당 여직원 1명도 채용해 `에이스 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명까지 정하고 본격적인 선물옵션 투자를 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박 차장 등은 다른 용의자 김모(32)씨 명의의 M투자사 증권계좌에 처음40억원을 입금한 뒤 선물옵션 투자를 하다 4월1일 투자금을 모두 날리자 50억원을다시 채워넣었으며 투자금을 잃는 대로 수십억원의 돈을 잇따라 구해왔다고 밝혔다. 박씨는 "매일 전화와 인터넷 채팅으로 오대리 등으로 부터 하루 매매계획과 방법을 지시받았다"며 "6일 오전 10시 박 차장과 오 대리가 오피스텔로 찾아 와 매매중단 지시를 했으며 `해외로 출국한다'고 말하며 사라졌다"고 진술했다. 박 차장 등은 6일 오후 2시30분 중국 상하이(上海)행 비행기를 타고 도주했다. 박씨는 또 "수백억원을 M투자사 증권계좌에 쏟아 넣었지만 결국 15억원만 남았다"며 "사례금으로 5천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붙잡힌 박씨를 상대로 도주한 용의자 3명의 소재를 추적중이며 오피스텔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초 퇴직한 여직원을 불러 수사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