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1천명 중 17명 이상이 이혼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이혼이 크게 보편화되고 있다. 또 혼인 기피 풍조로 인해 혼인은 줄고 있지만 한국 남자와 중국 여자, 특히 조선족 여자와의 혼인이 급증한 여파로 국제 결혼이 60% 이상 폭증해 국적이 서로 다른 부부가 신혼 부부 12쌍 중 1쌍 꼴에 달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03년 혼인.이혼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이혼건수는 16만7천100건으로 2002년의 14만5천300건보다 2만1천800건(15.0%)이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458쌍이 이혼한 셈이다. 전체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를 가리키는 조이혼율은 3.5건으로 2002년의 3.0건에 비해 크게 높아졌고 15세 이상 인구만으로 따지는 일반 이혼율은 남자 8.7건, 여자 8.6건으로 15세 이상 인구 1천명 중 이혼자가 17명을 넘어섰다. 이혼 평균 연령은 남자 41.3세, 여자 37.9세로 10년 전에 비해 남자는 3.4세,여자는 4.0세가 각각 상승했다. 이혼하기까지 동거한 기간은 5년 미만 24.6%, 5년 이상∼9년 미만 23.1%로 아직도 9년 미만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나 오랫 동한 함께 살다 이혼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혼 부부의 평균 동거 기간은 11.4년으로 10년 전의 8.8년보다 길어졌다. 특히 20년 이상 함께 살다가 헤어지는 황혼 이혼이 2만9천800건에 달해 2002년의 2만2천800건에 비해 30.7%나 늘었고 10년 전인 1993년의 3천100건에 비해서는 무려 9.6배로 치솟았다. 부부가 갈라서는 사유로는 성격 차이(45.3%)와 경제 문제(16.4%)가 가장 많았고고부 갈등 등 가족 불화(13.0%)와 배우자 부정(7.3%)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지역별(남자 주소지 기준) 조이혼율은 인천이 4.5건으로 가장 높고 경북이 2.8건으로 최저였으며 협의 이혼이 14만3천600건(85.9%)으로 압도적이었다. 혼인은 30만4천900건으로 하루 평균 835쌍이 인연을 맺었으나 2002년의 30만6천600건에 비해서는 1천700건(0.6%)이 감소했다. 조혼인율은 6.3건으로 2002년의 6.4건에 비해 0.1건이 줄었고 10년 전의 9.0건보다는 무려 3분의 1 가까이 감소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5천658건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으며 2002년의 1만5천913건보다 9천745건(61.2%)이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과 중국간의 혼인 절차가 간소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한국 남자와 중국(조선족 포함) 여자의 혼인은 1만3천373건으로 2002년의 7천41건보다 89.9%나 늘었고 베트남(1천403건), 필리핀(944건), 태국(346건), 우즈벡(329건), 몽골(318건), 러시아(297건) 여성 등과의 결혼도 많았다. 한국 여자는 일본 남자와의 혼인이 2천6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1천237건),중국(1천199건) 등에 이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남자와의 혼인도 각각 158건과 130건에 달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0.1세로 10년 전보다 2.0세가 높아지며 처음으로 30세를 넘어섰고 여자도 27.3세로 2.2세가 높아졌다. 재혼이 증가하면서 전체 혼인 중 초혼끼리의 결혼은 77.7%에 그쳤고 재혼 남과재혼 여의 결혼이 12.6%였고 재혼 남+초혼 여와 초혼 남+ 재혼 여의 결합도 각각 3.9%와 5.8%를 차지했다. 연상 여자와 연하 남자의 결합이 늘어나면서 초혼 부부에서 여자가 연상인 경우는 11.7%로 2002년보다 0.1% 포인트가 높아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