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KAL-858기 사건을 다룬 일본인 노다 미네오(野田峯雄)씨의 르포 「파괴공작」이 번역, 출간되자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국가정보원의 조사관들이 역자인 출판사 대표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을 내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국정원 조사관 5명은 23일 이 책을 직접 번역해 출간한 창해출판사 전형배 대표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내고 서울남부지법에 이 서적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와 함께 국정원의 수사국장과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수사관 1명은 전형배 대표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김현희의 소지품과 현장탐문 등을 통해 그가 북한공작원임을 확인했으며 현재도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할 관련자 진술과 증거가 있다"며 "창해출판사 전형배 대표가 KAL-858기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배후」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직접 번역서를 출간해 악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적극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에서 출발한 서울행 KAL 858기는 미얀마 안다만해역 상공에서 중동 건설을 마치고 돌아오던 승객 등 115명의 탑승객을 태운 채 사라졌으며 당시 안기부는 대선 전날 김현희를 서울로 압송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