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와 정치권의공방으로 `정치적 몸살'을 앓고 있는 시민들은 17일 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대 이란전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모처럼만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시민들은 또 축구 대표팀의 시원한 골사냥처럼 부패.비리로 얼룩진 한국의 정치상황도 깨끗해지기를 희망했다. 김희동(28.남.공무원)씨는 "국민들의 마음이 심란한데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간만에 좋은 소식을 전해줘서 고마운 생각이 든다"며 "다음에도 선전을 부탁한다"고말했다. 야근을 하고 있던 회사원 임동욱(34)씨는 "나라가 혼란스러워도 국민들은 힘을내야하지 않겠느냐"며 "대표팀이 이란전을 승리로 이끌어 기쁜 만큼 밤이 늦었지만동료들이랑 술이라도 한잔 해야겠다"고 미소지었다. 회사원 조효정(26.회사원.여)씨도 "영대 영으로 골이 나지 않았을 때 가슴이 답답해 탄핵정국인 것 처럼 느껴졌다"며 "우리 팀이 한골이 넣자 탄핵정국의 시름을잠시 잊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세상 근심을 잊었다"고 기뻐했다. 대학원생 이승철(24.대학원생.관악구 신림동)씨는 "탄핵정국을 바라보며 며칠간피곤함을 느꼈다"며 "축구 이겼다고 정국에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란전 승리는 사회가 어수선한 가운데 즐거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상태(27.대학생)씨는 "속시원하다. 이란 원정가서 처음으로 이겼다. 축구승전 보처럼 세상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승리를 축하해야 겠지만 탄핵정국에 따른 국가 혼란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푸념도 있었다. 조병헌(31.그래픽 디자이너.서울 강남구 일원동)씨는 "강적 이란을 꺾은 것은기쁘지만 축구는 축구고 탄핵은 탄핵"이라며 "탄핵은 국제적 이슈고 축구는 겨우 아시아 예선에서 이겼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 한게임 이겼다고 탄핵의 어수선함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며 "사람들은 지금 기름값이 오른 것도 탄핵 때문이라고 생각할 정도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