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분리수술을 받고 지난해 11월 귀국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쌍둥이 자매 사랑이와 지혜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무효, 민주수호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분홍색 외출복에 모자를 쓴 두 자매는 이날 유모차에 앉아 고사리 손에 촛불을 들고 부모인 민승준.장윤경씨와 함께 광화문 거리에서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몰린 인파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어머니 장씨는 "국회의 탄핵안 가결 장면 보도를 보고 다수의 소수를 향한 횡포에 엄청나게 화가 났다"라며 "사랑이와 지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가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데리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유모차를 밀던 아버지 민씨는 "아빠로서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하고 그런 환경은 우리 부모 세대가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여느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애쓰듯 맡은 직무에 맞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랑이와 지혜의 가족은 인파가 계속 모여들자 이날 오후 9시께 귀가했다. 지난해 3월 4일 엉덩이 부분이 붙은 채 태어나 등을 지고 지내야 했던 사랑이와 지혜는 생후 4개월여 뒤인 7월 22일 싱가포르 래플스병원에서 분리수술을 받고 지난해 11월 귀국해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통원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