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작년 2월27일 첫 여성법무장관으로 부임한 강금실 장관이 지난 27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검찰 조직의 강렬한 반발 속에 등장한 강 장관은, 여성인 데다 판사출신으로서검찰조직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 속에 취임했지만 1년간 무난히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민의 정부'때 7명의 법무장관을 `양산'하면서 1년이상 재직 장관이 김정길, 박상천씨 등 2명에 불과할 정도로 기복이 심했다는 점에서 강 장관의 `연착륙'은 그 자체만으로도 평가받을만 하다는 게 중론. 강 장관의 1년은 청와대-검찰 간 `핫라인'을 없애면서 대선자금과 측근비리 등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상당 부분 실현해내는 성과를 거둔 시기로도평가된다.

그 와중에 강 장관의 직무수행 능력과 처신은 대중적 인기로도 연결돼 일약 `미디어 스타'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1년간 검찰개혁을 비롯한 검찰 관련 업무에몰두한 나머지, 교정.출입국 관리 등 기타 법무부 업무에 있어서는 뚜렷한 성과를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검찰개혁에 진력..`수사권 독립'의 원년 만들어

강 장관은 지난 1년간 검찰개혁을 화두로 삼아 과거 `정치검찰'의 이미지를 씻어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업무수행의 첫째 목표로 내세웠다.

이런 기조 속에 강 장관은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검찰 수사의 범위, 방향 등에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속에 검찰은, 과거같으면 `성역'이나 다름없던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대통령 측근들을 줄줄이 구속하고,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과 직접 관련된 문제까지 파헤치는 등 전례없는 `독립'과 `자유'를 누렸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관용과 포용'을 당부했던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를 검찰이 구속기소하는 과정에서 강 장관은 검찰의 판단을 수용, 지휘권 발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수사 불개입'의 원칙을 지켰다.

또한 검찰청법을 개정, 그간 검찰내 다양한 목소리를 억압하고 개별 검사의 소신있는 일 처리에 지장을 준다는 지적의 대상이던 `상명하복' 규정을 없애는 한편검사의 이의제기권을 새롭게 신설한 것도 강 장관이 추진한 검찰개혁 조치의 하나였다.

◆`수사는 총장, 인사는 장관' 정착

강 장관은 검찰총장이 수사를 장악토록 하는 대신 인사권은 자신이 적극 행사함으로써 장관-총장간 `견제와 균형'의 정신을 어느 정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장관은 작년 3월 사시 15회 이상 주요 간부들을 요직에서 배제한 반면 사시16회 이하 간부들을 대거 발탁하는가 하면 관행상 다음 자리가 `보장되던' 서울중앙지검의 간부들을 지방고검으로 대거 발령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같은 해 8월 인사때는 `경향교류' 원칙에 따라 장기간 지방근무를 했던 중간간부 3-4명을 서울중앙지검 부장으로 발탁하는 등 기존 인사관행에 변화를 주면서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강 장관은 검찰총장과의 인사협의를 법에 명문화하는 문제를 놓고대검과 신경전을 벌인데 이어 올해 인사시기를 놓고 대검과 줄다리기를 하기도 했지만 수사에 개입하지 않되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기조에는 흔들림없는 자세를 보였다.

◆높은 인기... 검찰외 업무엔 `아쉬움'

강 장관은 여성 법무장관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극복하고 당당히 검찰조직을 이끌어가는 모습에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장관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정도의대중적 인기를 누렸고, 그 결과 최근까지 끊임없이 여권의 `영입대상 1호'로 지목돼왔다.

그런 반면 강 장관은 `법무부의 문민화'를 강조하며 `법무부=검찰'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교정.출입국 관련 업무와 인권신장 업무에관심을 갖겠다고 공언했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보여주지 못했다.

작년부터 법무부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중처벌' 논란을 빚어온 보호감호제의 개폐를 논의해 왔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고민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며, 강제퇴거방침에 저항하고 있는 재중동포 불법체류자 문제도 묘수를 찾지 못한상황. 앞으로 강 장관이 법무부내 교정국과 보호국 업무를 아우르는 교정보호청과 출입국관리국을 확대개편한 이민청의 신설 등 추진과제로 내건 사항들을 어느 정도 현실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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