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만큼 웰빙바람이 거센 곳도 없다. 요즘 출시되는 식품치고 웰빙을 강조하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다. 전통적인 단순우유보다 기능성이 강화된 우유가 잘 팔리고 흰두유보다 검정콩으로 만든 흑두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발효유 제품과 생식,유기농야채를 즐겨 사는 것은 기본이며 탄산음료보다 열대과일 음료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식품업계들이 이같은 트렌드변화에 맞춰 앞다퉈 기능성 웰빙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블랙푸드와 그린푸드 열풍 랙푸드는 건강 바람을 타고 상한가를 치고 있다. 그린푸드는 올 들어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트렌드.블랙푸드 시장은 작년부터 급성장했다. 흑미밥 흑두유 흑만두 등 검정색이 들어간 푸드가 주류였다. 검정색 식음료는 원래 색상이 식감(食感)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금기시됐으나 웰빙 바람을 타고 틈새상품으로 급부상했다. 블랙푸드의 선두주자로는 CJ의 '흑미밥'이 꼽힌다. 2002년 6월 첫선을 보인 이후 주부들로부터 '밥맛이 고소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근에는 수출도 부쩍 늘고 있다. 월평균 매출은 2002년 하반기엔 2억원선에 머물렀으나 2003년엔 3억원대로 50%나 증가했다. 흑미와 함께 검은깨 함유 상품도 바람을 일으켰다. 검은깨는 '환자가 허해져서 말할 힘이 없을 때 효과가 있다'(동의보감)고 알려진 건강식품.매일유업의 경우 검은참깨를 넣은 '뼈로가는 칼슘두유 검은깨'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육식품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검은깨 두유를 출시해 판매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검은색이 인기를 얻자 생산을 중단했던 제품이 다시 출시되는 경우도 있다. 풀무원은 2002년에 중단했던 '검정콩 두부'를 작년 말에 다시 출시했다. 녹차음료는 유업계가 올 들어 밀고 있는 제품군으로 블랙푸드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는 녹차분말을 첨가한 녹차두유를 이달 초 내놓고 건강음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남양유업은 녹차와 우유를 혼합한 티오레를 선보였다. 녹차의 첫잎만을 사용해 특유의 향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차죽까지 등장했다. CJ햇반의 오차즈케죽은 녹차를 이용한 죽.입맛이 없는 봄철에 녹차를 넣어 만든 죽으로 아침식사나 가벼운 점심식사 대용으로 권하고 있다. ◆우유에도 기능성 바람 흰우유 판매는 답보 현상을 보이지만 가공우유는 약진하고 있다. 유가공업 성장의 기초가 되는 흰우유 판매량은 2002년 1천2백67만개에서 지난해 1천2백82만개로 1.2% 증가하는 데 그쳐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는 상태다. 반면 검은콩 우유 등 가공우유 판매량은 2002년 하루 3백85만개에서 지난해 4백79만개로 24.5%나 늘어났다. 전체 우유류 중 가공우유 판매 비중도 23.3%에서 27.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검은콩 우유는 롯데햄롯데우유가 32.8%를 점유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그 뒤로 남양유업 8.1%,빙그레 7.2%,서울우유 5.6%,매일유업 1.7%,해태유업 0.2% 순이었다. ◆탄산음료 대신 열대과일음료 열대과일음료가 대박을 터뜨린 것도 웰빙 바람의 한 단면이다. 작년에 히트한 망고 바람은 탄산음료의 인기를 누를 만큼 열풍을 일으켰다. 올 들어서도 열대과일음료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작년 11월 3가지의 열대과일과 오렌지가 혼합된 주스음료인 델몬트 포시즌을 출시했다. 해태음료는 5개의 열대과일 맛을 혼합한 썬키스트 트로피칼을 경쟁제품으로 내놨다. ◆생식은 대박 식이야말로 매년 40% 이상 급성장 중인 웰빙 수혜 품목이다. 내년 시장 규모가 약 3천억원에 달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단일 품목으로 인삼시장 다음으로 큰 건강상품 시장으로 보고 있다. 업체간 경쟁도 치열하다. 이롬라이프,CJ,대상,풀무원,알로에마임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향후 롯데제과의 헬스원과 동원F&B의 헬스플러스 브랜드도 시장 합류가 예정돼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