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혼여성의 취업률이 출산전 54.4%에서 출산 직후 25%대로 급감하는 등 영.유아 보육문제가 기혼여성 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혼여성들은 첫 출산을 전후한 시기까지 상당수 전문직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다가 자녀가 성장한 이후에는 일자리를 잃으면서 판매서비스나 생산, 단순노무직으로 몰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 황수경 연구위원의 `기혼여성의 노동공급과 단시간 근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한국노동패널 제5차년도 조사때 기혼여성 4천411명의자료를 분석한 결과, 결혼부터 첫 출산 전까지의 1주기때 이들 여성의 취업률은 54.4%로 집계됐다. 그러나 첫 출산후 막내자녀가 2세가 될 때까지 육아부담이 집중되는 2주기 기혼여성의 경우 취업률은 25.9%로, 1주기보다 급감했다. 직장을 갖기를 희망하는 비율도 출산전 1.3%에서 2주기 때에는 0.2%로 떨어져,육아부담이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혼여성들은 또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재취업을 시작, 막내자녀가 3세∼초교 6년생인 3주기때 취업률이 50.6%로 급증한 뒤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인 4주기에도 46%대를 유지하지만 구직 희망비율도 3주기에 1.7%, 4주기에는 1.2%를 기록, 자녀 양육 이후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기혼여성의 직업을 보면 1주기에는 전문.준전문.사무직 비율이 68.3%로판매서비스.생산.단순노무직 31.7%보다 많았지만 2주기에 각각 58.4%와 41.6%, 3주기에 32.4%와 67.6%, 4주기에는 12.3%와 87.7%를 기록, 직업 선택의 폭이 점차 좁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사회적으로 고학력 기혼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 수요를 적극 창출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 파트타임 고용형태를 활용한다면 고학력 이탈자들을 유인하는 효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