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며 후배 초임장교를구타하고 `얼차려'를 시켜 정신분열증까지 유발한 고참 장교들에게 위자료와 치료비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민사5부(재판장 황현주 부장판사)는 11일 A(29)씨가 `구타로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당했다'며 이모(31)씨 등 자신이 복무한 부대의 선임장교 5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에게 위자료와 치료비 등 7천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 A씨의 부모와 누나 2명 등에게도 각각 300만원과 50만원을 지급하라며 가족들에 대한 피고들의 배상책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어떤 경우에도 군대에서 구타와 가혹행위는 있을 수 없으며, A씨의 정신분열증세는 가혹행위로 인해 유발된 점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A씨가국가유공자로 분류된 데다 교육 차원에서 가혹행위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의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3월 학사장교로 해군에 입대한 A씨는 기초군사학교 등에서 모두 26주에 걸친 훈련을 마치고 같은해 10월 해병 모 부대에 작전보좌관으로 배치됐다.

유학을 준비하던 A씨는 부대에 배치된 뒤 선임장교들과 술자리나 식사를 피하자`행동이 민첩하지 못하다' `업무 처리가 미숙하다'며 선임장교인 이씨 등으로부터욕설과 함께 브리핑 막대기로 배를 찔린 뒤 발로 걷어 차이기도 했다.

A씨는 결국 이듬해 4월 정신분열증으로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고 두달여만에 의병 전역했다.

A씨의 가족은 "현역 판정을 받고 입대했는데 훈련받을 때 외박을 나오면 가족들과 담소도 했지만 자대배치 이후에는 부대에 대해 물으면 놀라고 외박을 나와도 가족을 피했다"며 2002년 12월 모두 1억1천600만원의 손배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gc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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