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공사수주 `특혜의혹'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9일 대우건설이 트럼프월드와
공사를 수주하는과정에서 정치권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정황을 포착, 수사중이다.
검찰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황에 처해있던 대우건설이 잇따라 대형 공사를 수주해 수백억원 규모의 이익을 남긴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구 여권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2001년 강원랜드 골프장 공사 입찰 당시 대우건설이 입찰금액으로는 5위였으나 적격심사 과정에서 1위로 선정돼 622억원 규모의 골프장 건설 시공자로 낙찰받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재작년 10월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등은 "강원랜드 카지노 주요공사중 대부분인3천88억원 어치를 대우 관련사들이 낙찰받았는데 이중 메인카지노호텔 건설사업비가3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2천54억원으로 18% 늘어나는 등 특혜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밖에 대우건설과 하이테크하우징이 서울 여의도 트럼프월드 부지를 석탄공사와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저가에 매입하고 고가의 잔금지급 보증서를 발행받는등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하이테크하우징에 이 같은 보증서를 발행해준 서울보증보험고위관계자를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을 검토중이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소환계획에 대해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시절 대우건설이 워크아웃 상태에서 공사를 전혀따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정부쪽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강원랜드, 트럼프월드 등수천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것을 두고 `뒷거래'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편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과 박문수 하이테크하우징 회장 등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였던 4명을 모두 일단 귀가 조치한 뒤 추후 재소환해 혐의를 규명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문수씨는 현재 대장암 3기로 방사선 치료중인 상황을 감안해일단 귀가조치했다"며 "이들을 불구속 처리한 것은 아니고 추후 수사진행 상황을 봐최종적인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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