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31일 오전 7시. 천안시 백석동 종합운동장 광장에는 수천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가운데 수백명은 전날 밤부터 천막을 치고 밤샘을 하기도 했다. 천안시가 공급하는 불당택지지구 내 단독택지 및 상업용지를 분양받기 위한 행렬이었다. 청약 결과 2백16필지가 공급된 단독택지 분양에는 2만6천여명이 신청, 1백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틀간 청약증거금(1인당 9백만원)으로 은행에 예치된 돈만 2천억원이 넘었다. 오는 4월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경기 광명시는 물론 천안ㆍ아산 대전시 등 고속철 역세권 부동산시장이 뜨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고속철 역세권 및 배후단지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민간업체들은 올해 고속철도 역세권에서 모두 3만8천여가구의 아파트를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민간 건설업체들이 공급하는 아파트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 서울ㆍ용산 역세권 서울ㆍ용산 역세권에서는 1백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진다. 서울시도 미군기지 이전 등 호재까지 겹친 서울역~한강대교 북단(약 4km) 지역을 '용산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용산지구단위계획 내 대로변 땅값은 작년 한햇동안 두 배 정도 오르며 평당 3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아파트 값도 역시 강세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세계일보 터 7천여평에 최고 42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 6백29가구와 오피스텔 1백34실을 빠르면 이달안에 공급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터 주변은 대우트럼프월드Ⅲ 대우아이빌 LG용산에클라트 LG한강에클라트 벽산메가트리움 등이 모여 주상복합 아파트촌을 이룰 전망이다. ◆ 광명 역세권 광명 역세권 택지지구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고속철 호재가 이미 시세에 반영돼 있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호가만 높게 형성되고 있다. 민간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공급도 집중되고 있다. 다음달 월드건설의 월드메르디앙(5백80가구)을 시작으로 이수브라운스톤(2백55가구) 대우푸르지오(4백26가구) 등 모두 2천5백여가구가 분양대기 중이다. ◆ 천안ㆍ아산 역세권 새해 들어 역세권 배후단지 개발계획이 발표된 아산ㆍ천안 역세권은 대학 이전, 고속철 개통, 산업단지 유치 등 3대 호재로 들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ㆍ공공기관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고 삼성LCD를 비롯한 대기업 유치 등의 호재도 안고 있다. 천안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 28.8%나 올랐으며 특히 최근 한달간에도 5.01%의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곳에서도 투자 중심은 아산신도시와 고속철 역사가 들어서는 배방면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배방면 국도변 논밭은 평당 1백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천안ㆍ아산 역세권에서는 올해 대우건설 등 26개 건설업체가 모두 1만9천5백98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 오송 및 대전 역세권 최근 고속철 중간역으로 발표된 충북 오송 역사 주변 논밭의 가격은 평당 25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15만원 정도였다.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외지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오송역까지 차로 10분 거리인 충북 청원군 오창면 일대에 조성되는 오창과학산업단지(2백85만여평)에서는 올해 모두 8천4백86가구의 아파트가 순차적으로 분양된다. 대전 역세권에선 동구 가오동 현대아이파크(7백34가구) 등 모두 5천3백1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