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내년초에 대기업 회장과 구조조정본부장 등을 잇달아 소환 조사한다. 검찰의 기업인 소환 조사는 대선자금 수사가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다음달 5일 최태원 SK㈜ 회장과 손길승 SK그룹 회장을 소환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또 다음달 12일부터 강유식 LG그룹 부회장과 이학수 삼섬그룹 구조조정 본부 사장을 공개소환하는 등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된 섬성 LG 현대자동차 롯데 등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SK 최태원 회장과 손길승 회장을 차례로 불러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에게 1백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경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과 SK해운의 대규모 분식회계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 중수부장은 이어 "SK그룹을 시작으로 그동안 수사가 미진했던 롯데 등 10대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사안의 경중을 따져본 뒤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그룹총수 소환도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영일 의원이 대선 직전 당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던 최돈웅 의원에게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선자금을 추가로 모금토록 지시한 정황을 포착, 김 의원을 다음달 5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