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년들의 모임인 백두한라회(회장김성민)가 중국 등 제3국에서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성공적인 남한 입국을 위해 본격 나서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김성민 백두한라회장은 30일 "지금까지 재외 탈북자들의 한국행이 일부 단체와개인들에 의해 자연 발생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이제부터 조직적인 틀을 갖추고 본격화하려고 한다"면서 "중국 등에서 공안 당국과 북한 보위원을 피해 숨어다니며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남한으로 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들어가 사람을 빼내오려는 것이 아니며 이벤트성기획 망명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 9월부터 재외 탈북자들의 남한 입국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며 "현재까지 탈북자 34명을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 건물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고이들 중 6명이 입국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평소 100명을 넘지 않던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내 탈북자 수가 9월부터 급증한 것도 백두한라회가 지원한 탈북자들이 대거 진입했기 때문이며 이를위해 백두한라회 회원들이 돈을 모아 탈북자들의 입국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 그는 "전문 브로커를 통한 입국 경비는 1천만원을 넘지만 우리는 입국에 소요되는 1인당 최소한도의 경비인 300만원을 입국 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백두한라회가 탈북자를 위해 좋은 일을 하자는 뜻에서 조직됐고 그동안 준비를 해서 마침내 시작한 것"이라며 "일부 좋지 않은 시각도 있지만 좋은뜻을 갖고 하는 일이므로 막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정부 당국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민간단체들이 입국에 조직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향후 중국과의 외교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남한의 NGO들이 탈북자 기획입국 등을 자제하도록 여러차례 우리 정부에 요청해 왔지만, NGO의 활동을 통제할 수 없어 방치돼 왔다"며 "중국측과 마찰을 빚으면 국군포로 전용일씨의 경우와 같이 정작 절실히 필요할 경우협조를 요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은닉하고 영사관에 들어가도록 하는것을 불법으로 보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조용히 물밑으로 처리하고픈게 중국 정부의 입장인데 드러내 놓고 일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그러한 일을 벌이다가 중국 공안에 잡히면 정부의 대책을 촉구할 것이고 중국정부와의 협의가 용이치 않아 일처리가 늦어지면 정부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할 것 아닌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ㆍ장용훈기자 chsy@yna.co.kr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