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발생한 충남 천안시 북면 운용리 주민과 공무원들은 21일 전날 오후부터 계속된 오리 도살 및 매몰 작업에 녹초가 돼있다. 조류독감 판명 소식이 오후 늦게 알려져 인력, 장비 등을 동원하느라 애를 먹은데다 도살, 매몰처리해야 할 오리만 4천700여마리에 오리알도 45만여개에 이르는 엄청난 양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조류독감은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작업에 나섰으며 작업 후에도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청검사를 받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또 조류독감 위험지역(반경 3㎞)내에서 가금류를 기른 주민 60명도 이날 독감예방주사 접종과 함께 채혈을 마쳤다. 마을 주민들도 구슬땀을 흘리기는 매한가지. 조류독감 확정 소식이 알려지자 북면 주민들은 밤늦게까지 대책회의를 가진 뒤오전부터 트랙터 4대와 청소차량 등 장비를 제공하고 작업 공무원들을 위해 방역소주변에 하루종일 불을 지폈다. 또 부녀회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따뜻한 커피와 간식을 제공했으며 점심에는 공무원 등 120여명에게 점심을 대접했다. 주민 진 모(56)씨는 "추운 날씨에 작업에 나선 공무원들이 큰 고생을 했다"며 "밤샘 작업을 했는데도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만큼 분주했다"고 말했다. 류두형 북면 이장단협의회장은 "마을마다 닭, 오리 등을 조금씩 키우는 농가들이 있어 이장들이 집집을 돌며 29개 가옥에서 닭, 오리 등 516마리를 수거해 매립장에 묻었다"며 "하루빨리 조류독감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원덕 천안시 사회복지담당 계장은 "일단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직산읍 판정리에서 조류독감이 추가 발생함에 따라 내일부터 다시 살처분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류독감은 사전에 예방접종이 필요해 오늘 인력이 재투입될 것으로보인다"며 "하지만 모두 지쳐있는 상태라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천안=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