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5∼6살난 자녀들을 한강에 던지고 도주했던 2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9일 6살과 5살의 자신의 아들과 딸을 한강물에 던져 숨지게한 혐의(살인)로 이모(24)씨를 긴급체포한 뒤 범행동기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후 4시께 동작대교 북단에서 남단 방향 200m 지점에서 자신이 몰던 검정색 트라제 승합차를 세운 뒤 함께 탑승했던 자신의 아들(6)과 딸(5)을 한강물에 던져 익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전 경인고속도로 상에서 차 안의 두 자녀에게 수면제 2알씩을 각각먹여 아이들이 저항하지 못하도록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아 가정을 꾸려가는 형편임에도 경마와 도박 등으로 돈을 탕진하다가 2000년 7월께 3천500여만원의 카드 빚을 진 채신용불량자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주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면서 지난 14일에는 동작대교를 사전답사해 강물 깊이 등을 살펴봤으며, 이틀 뒤에는 인터넷 검색사이트를 뒤져 `한강물에 빠지면죽게 되는지'란 내용을 검색하는 등 철저한 사전준비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교 2학년 당시인 지난 97년 아내와 동거를 시작, 이듬해 결혼한 이씨는 수년전부터 정신분열증을 앓아왔으며, 교회 간부인 아버지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온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목격자들이 제보한 차량번호 등을 토대로 범행 2시간30분만에 공조수사로 이씨가 살고 있는 인천 부평구 자택에서 그를 검거해 서울로 압송했다. 이씨의 승합차 뒤를 따라 달리다 사건현장을 목격한 최모(29.여)씨는 "20대 중반의 남자가 검정색 트라제 승합차를 세우고 5∼6세 남자.여자 어린이를 차례로 던진 뒤 황급히 차에 타고 도주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또 다른 목격자 서모(41)씨는 "동작대교로 이동 중에 한 남자가 비상등을 켠 채차를 세워놓고 남자 아이를 뒤에서 껴안아 들어올린 뒤 한강에 던지는 것을 보고 곧바로 차량번호를 적어 제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최씨 등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 한강순찰대와 119구급대들을 동원해 2시간여동안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이들 어린이를 찾지 못했으며 날이 어두워지면서 더 이상 수색을 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씨는 이날 부인 조씨가 집으로 돌아온 뒤 오후 2시께 차를 몰고 나가 자택 인근의 유치원에 있는 아이들을 데리러 갔으며,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 선물이비싸 바꿔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서울로 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가 혐의내용을 인정함에 따라 범행사실 입증 차원에서 20일 오전 8시부터 한강물 수색을 재개, 아이들의 사체를 찾아내 사인을 분석하고 이씨에 대해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