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대흥농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실종자 12명 가운데 11명이 18일 2-3층 계단 사이에서 숨진 사체로 발견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대흥농산 제 2농장의 3층 팽이버섯 발아실 12개 방 가운데 12번째 방 앞의 계단에서 사체 11구를 무더기로 발견하고 나머지 1명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발견된 사체들의 훼손정도가 워낙 심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서로 뒤엉켜 있었으며 나머지 1명도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화재 발생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유일한 출입 통로인 계단으로 급히 내려가다 유독가스에 질식,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화재 발생 23시간째인 이날 오후 4시 현재도 현장에는 잔불이 남아있는 가운데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어 소방당국이 한때 헬기 등을 동원,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발견된 사체들이 고압으로 분사되는 소방용수와 붕괴된 건물더미에 훼손될 우려가 있어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화재가 완전 진화되는 대로 검찰의 지휘를 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사체 수습, 신원 확인 및 정밀 감식에 나서기로 했으나 불이난 버섯재배ㆍ가공공장 건물 내부에 잔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어 빨라도 이날 오후 늦게나 돼야 본격적인 시신수습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경찰은 국과수 김윤희 이공학과장과 남부분소 김광한 법의학과장 등국과수 관계자 14명과 자체 감식요원 11명 등 모두 25명으로 감식반을 구성했다. 이와함께 경북지방경찰청은 김동영 청도경찰서장을 수사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산서지구대에 수사본부를 차리는 등 화재원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특히 산소용접기로 철골구조물 절단 작업 중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않아 불씨가 단열재인 폴리우레탄으로 옮겨 붙게해 다수의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는 공장 인부 김모(31)씨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키로 했다. 경찰은 또 김씨가 용접기능사 자격증이 없었던 점에 주목, 김씨에게 작업을 지시한 회사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법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함께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산소용접기 작업 중 불꽃이 폴리우레탄에 옮겨 붙은지도 모른채 작업을 계속했고 또다른 동료가 이를 발견, 급히 소화기를 가져와 진화하려 했으나 소화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소화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임을 밝혔다. 경찰은 이와함께 대흥농산에 대한 소방설비 실태와 점검여부 등도 아울러 조사키로 했다. 이날 현장 주변에는 하루종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생사 여부를 애타게 기다리며 오열하는 등 안타까운 모습이 계속됐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화재의 조속 진화와 신원 확인 등 보다 빠른 사고 수습을 당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불이 난 대흥농산은 60억원의 농협화재공제에 가입돼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험금 전액이 건물 피해에 대해서만 보장이 되고 인명피해에 대한 보장 내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앞으로 희생자 유가족들은 산재보험금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회사측과의 보상금 협의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에 대해 ▲조립식 패널로 건축돼 화재가 급격히 연소됐고 ▲유독가스와 짙은 연기의 다량 발생으로 현장진입이 곤란했으며 ▲소방관서와의 거리가 멀어 현장도착이 지연됐고 ▲평소 공장 종사원들의 피난 및 화재진화 대응이 미흡해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청도=연합뉴스) 박순기.이덕기.홍창진.이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