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5일 손영래 전 국세청장을 소환, 썬앤문 문병욱 회장 등으로부터 감세청탁 로비를 받고 세금을 줄여주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는 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손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께 대검 중수3과가 있는 서울지검 서부지청에출두, 기자들에게 "모든 것은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썬앤문 김성래 전 부회장이 지난해 민주당 박모 의원과 박모 전 청와대파견 경감의 소개로 문 회장과 함께 손 전 청장을 면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전해졌다. 이에따라 검찰은 손 전 청장을 상대로 문 회장 일행을 면담한 사실이 있는 지와함께 박 의원 등으로부터 감세청탁을 받았는 지 여부 등을 추궁 중이다. 특히 검찰은 국세청 특별세무조사에서 부과됐던 썬앤문의 세금이 상당 부분 줄어든 사실에 주목, 손 전 청장의 개입 여부를 캐묻고 있다. 썬앤문측으로부터 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서울지방국세청감사관 홍모씨는 법원과 검찰에서 "썬앤문그룹 세무조사 당시 손 청장이 전화 등을통해 `썬앤문그룹 세무조사 좀 살살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전 청장은 "썬앤문 문 회장 등을 만나 감세 청탁을 받은 기억이 없고,홍 전 감사관 등에게 감세 지시를 한 사실도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손 전 청장이 썬앤문의 감세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되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이 작년 상반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 시절에 손 전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은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썬앤문 문 회장이 작년 11월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건넨 1천만원짜리 수표 10장을 현금화하는데 K은행 지점장 김모씨가 관여한 정황을잡고, 최근 김씨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노 대통령의 고교후배인 김씨가 노무현후보 대선캠프의 다른 정치자금을돈세탁하는데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