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검사장)는 9일 이회창 후보 법률고문과 개인 후원회(부국팀) 부회장을 역임한 서정우 변호사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LG로부터 현금 150억원을 건네받아 전달한 사실을 밝혀내고 서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서씨가 삼성을 비롯한 2∼3개 대기업에서 회사당 100억원 안팎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하는 과정에도 개입한 정황을 포착,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은 지난해 11월초 LG측에 공식 후원금 30억원외에 별도 대선자금 지원을 요구했고, 서씨는 직후인 같은달 22일 경부고속도로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LG구조조정본부 이모 상무로부터 2.5t 탑차(유개 트럭)에실린 현금 150억원을 전달받았다. 당시 최 의원은 LG 강유식 구조조정본부장에게 별도 자금을 요구했으며, 서씨는LG측에 만남의 광장을 접촉 장소로 지정한 뒤 현장에서 탑차 키를 넘겨받은 것으로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서씨에게 전달된 현금은 2억4천만원씩이 든 62개 종이 박스와 1억2천만원이 든1개 종이 박스로 전달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LG측이 당초 최 의원으로부터 자금지원을 요청받았지만 실제로 돈은 서씨에게 비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최 의원이 이 사실을 당 수뇌부에 보고하는등 사전에 서씨가 속한 `부국팀'과 당 차원의 조율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당 재정국 관계자도 대선 모금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핵심당 관계자들 상당수가 최근 돌연 잠적,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최 의원이 LG측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돈을 달라고 사정하는말투가 아니라 상당히 고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는 LG 관계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자금요청 과정에서 강압 행위 등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LG측이 서씨에게 건넨 150억원이 평소 구조본에서 상속문제 등 자금소요에 대비하기 위해 조성한 대주주 갹출금에서 나온 점을 확인, 이 갹출금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인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조만간 구본무 LG 회장을 소환, 서씨에게 불법 대선자금 150억원제공 과정에서 그룹 구조본 임원 등에게 자금 집행을 지시하거나 결정했는지 여부도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K의원 등 한나라당 중진 의원 2∼3명이 서씨의 금품수수를 포함한 다른 불법 대선자금 모금에도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중인 것으로전해졌다 한편 서씨는 8일 검찰에 긴급체포 상태에서 연행된 뒤 조사과정에서 내내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영장실질심사 신청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