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세종기지 대원 조난 사고를 계기로 극지연구용 쇄빙조사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쇄빙조사선은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어 남.북극해 연구에 필수적인 장비다. 세종기지에 쇄빙조사선이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9일 "5천t급 쇄빙조사선 건조 여부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끝난 상태"라며 "빠르면 이번주 중으로 한국해양연구원에 쇄빙조사선 기본 설계를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부는 오는 2005년까지 쇄빙조사선의 기본 설계와 상세 설계를 마친 뒤 2006년부터 건조에 들어가 2009년께 시험 운항을 할 계획이다. 쇄빙조사선 건조 사업에는 설계비 30억원과 선박 건조비 970억원 등 총 1천억의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러시아에 하루 1천800만원의 임차료를 지불하고 내빙조사선(유빙에 견딜 수 있는 연구선)을 임대해 극지 연구활동을 벌여왔다. 남극에 기지를 보유한 18개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와 폴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쇄빙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극지 연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예산 확보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극지 연구를 위해서는 쇄빙조사선 등 필수적인 장비들이 충분히 지원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