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종 사회적 현안들을 놓고 보수와 진보 진영의 사회단체들이 첨예한 이념적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 아직 성숙하지 않은 민주주의 원리를 발전시켜 이념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신동아화재 빌딩 2층 교육장에서 서강대 손호철 교수, 상지대 정대화 교수 등을 초청, `한국자유민주주의의위상 -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들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경제.사회적으로 다변화가 진행돼 기득권의 변화가 생겼지만 사회 계층의 이념관은 크게 달라지지 못한 점이 `보혁갈등'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민 한국외대 교수는 "진보적 색채를 표방한 참여정부의 등장 이후 그 동안기득권을 지켜 온 보수진영의 위기의식이 높아지는 등 변화가 생겼지만 양 진영의이념적 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의 김면회 연구원은 "한국사회가 권위주의 정부의 통제를벗어나자 다시 `세계화' 시대를 맞이했고 한층 강화된 시장중심 논리를 받아들이게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성숙한 참여민주주의를 체득할 수 있는 기회가부족했던 것이 현재 사회갈등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는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갈등의 해결책으로 성숙한 민주주의에 입각한 사회참여의 확대, 비판적 성찰을 통한 새로운 이념의 제시 등을 꼽았다. 김용민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진보세력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한편 보수주의가 비판적 성찰을 거쳐 합리적 보수주의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참여민주주의 나아가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확대가 사회적 분쟁 해결에 중요한 요소"라며 "색깔론 등과 같은 낡은 쟁점을 버리고 여러 이념의 정당이 공존한 가운데 형평과 균형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