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소령이 부대 명의의 법인카드를 발급받아 `카드깡' 수법으로 18억4천만원을 인출해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군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5일 공군에 따르면 모 비행단 소속의 인사참모 김모 소령(38.공사 35기)이 부대장 위임장과 직인, 사업자등록증 등을 위조해 경남 진주 소재 5개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부대명의의 법인카드 16장을 발급받아 지난 달 초순부터 범행에 들어갔다. 김 소령은 이들 카드를 카드 할인업자 2명에게 맡기고 카드당 7천만∼4천7천만원씩 모두 18억4천만원을 할인받아 투병중인 부인 치료와 진급 탈락에 대한 불만을이유로 갑자기 전역지원서를 내고 지난 달 27일부터 부대에 출근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전역지원서가 제출됐다고판단, 김 소령 주변을 조사해 범행 사실을 파악했다. 공군 관계자는 김 소령의 집과 연고지 등에 수사관들을 파견해 신병확보에 나섰으나 행방을 파악하지 못해 전국에 지명수배령을 내리고 해외도피에 대비해 법무부출입국관리소에 출국금지 조치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김 소령은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당시 자신의 신분이 의심받지 않도록하기 위해 군복 차림으로 카드회사를 방문해 신분증을 제시하고 "거액의 부대 복지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자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소령은 또 당초 부대명의 법인카드가 업무활동비 명목으로 50만∼100만원 범위내에서만 사용된다는 점을 알고 허위공문서를 보내 사용한도액을 5억∼10억원으로늘린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