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결과 전체 평균 점수가 지난해보다 인문계 9.6점,자연계 4.8점 올랐으나 상위권의 점수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의 점수 분포가 가운데가 두터운 '양파형'이 됨에 따라 중위권 수험생의 눈치작전이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수능에서도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점수가 높았다. 남학생이 지난해처럼 여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자연계의 경우 격차가 더 벌어졌다. ◆ 인문계 상승폭 커 =4년제 대학에 지원가능한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 성적은 인문계 2백73.1점, 자연계 2백99.1점으로 각각 7.6점, 1.3점 올라 인문계 수험생의 상승폭이 자연계보다 컸다. 이는 인문계 수험생이 과학탐구에서 평균 11.4점 떨어졌지만 △수리 6.6점 △사회탐구 5.1점 △외국어 7.4점 등의 상승폭을 기록, 대부분 만회한 반면 자연계는 과학탐구 10.7점과 사회탐구가 0.6점 떨어진 대신 수리는 6.8점, 외국어는 5.5점 높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과목별로는 수리 및 사회탐구와 외국어(영어)는 지난해와 비교해 5∼7점 상승하고 언어영역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언어영역은 조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7번 문제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되는 바람에 당초 예상보다 평균이 1.5점가량 올랐다. 그러나 과학탐구영역은 상위 50%를 기준으로 인문계가 11.4점, 자연계가 10.7점이나 각각 떨어졌다. 또 사회탐구는 인문계가 5.1점 상승한 반면 자연계는 0.6점 하락해 올해 시험이 인문계에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주요 대학들이 총점이 아닌 일부 영역을 반영하기 때문에 인문계의 경우 과학탐구를 제외하면 실제 상승폭은 9.6점이 아니라 18.6점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연계는 사회탐구를 제외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상승폭은 4.6점 정도에 그친다. ◆ 중위권 대반격 =수능 9등급제 도입에 따른 △1등급(변환표준점수 기준 상위 4%)은 인문 3백48점, 자연 3백61점 △2등급(상위 11%)은 인문 3백29점, 자연 3백47점 △3등급(23%)은 인문 3백7점, 자연 3백27점 등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인문계는 1∼2등급이 1∼3점, 자연계는 1∼4등급이 1∼4점 각각 떨어진 반면 인문계는 3∼6등급이 1∼4점, 자연계는 5∼6등급이 1∼2점 오른 것이다. 즉 평균점수가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상위권 수험생 점수는 하락한 반면 중위권이 상대적으로 크게 두터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 재수생 강세 여전 =재수생 상위 50%의 평균점수는 인문계의 경우 2백81.8점으로 재학생(2백68.2점)보다 13.6점, 자연계는 3백9.7점으로 재학생(2백91.6점)보다 18.1점 각각 높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인문계가 0.2점 점수차가 확대됐고 자연계는 2.7점 좁혀졌다. 전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재수생과 재학생의 점수폭도 인문계는 2.6점 넓혀진 반면 자연계는 0.2점만 좁혀져 역시 재수생 강세를 예고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